'예림당' 대 '대명소노', 티웨이항공 두고 2세들의 경영권 분쟁
나성훈, 티웨이항공 인수 주도…예림당만으론 한계
서준혁, 해외 호텔 인수·소노인터내셔널 IPO 재추진 가능성
2세들 신산업으로 항공업 낙점…자금력이 관건
입력 : 2024-08-06 17:07:02 수정 : 2024-08-07 12:53:21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티웨이항공(091810)의 경영권을 두고 나성훈 예림당 대표·티웨이항공 부회장과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습니다. 양사 2세들이 신사업으로 항공업을 낙점한 만큼, 자금력이 경영권 확보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건이 되고 있습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나 부회장이 올해 승계를 마치고 예림당을 본격적으로 이끌게 되면서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쉽게 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올해 4월 나춘호 예림당 회장은 장남인 나 부회장에게 예림당 보유주식 전량을 증여했습니다. 나 부회장은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인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고 티웨이홀딩스 사내이사를 맡으며 계열사 경영에 집중해 온 인물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나 부회장이 자신의 입지를 보여주고 신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티웨이항공을 쉽게 놓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노선 4개를 이관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수천억원대의 매출 신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비용은 많이 증가하겠지만 노선이 안정화하면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는 유일하게 다양한 유럽노선을 갖고 있어 차별화도 가능한 구조입니다.
 
예림당은 2012년 12월 적자이던 티웨이항공의 지분 73.2%를 70억원에 취득했습니다. 당시 예림당은 총 82.8%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했습니다. '와이(Why?)' 시리즈로 유명세를 탄 예림당은 당시 출판 사업만으로는 한계를 느끼면서 신규 사업으로 항공사업을 선택했습니다.
  
(사진=티웨이항공)
 
그러나 자금력 면에서는 예림당이 대명소노그룹에 크게 뒤처지는 상황입니다. 1분기 기준 예림당이 보유하고 있는 연결 현금성자산은 62억원, 별도 기준으로는 404억원입니다. 반면 1분기 기준 대명소노시즌의 현금성자산은 1015억원입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공정자산이 5조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사실 예림당은 항공업과 접점이 없는 회사"라며 "대명소노그룹은 리조트·관광업을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항공업과 시너지가 날 수 있다. 대한항공이 항공업을 하다가 칼호텔 사업을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 항공업이 어려울 때 예림당은 유상증자에 반대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예림당의 체력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2011년에도 계열사인 대명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한 이력도 있습니다. 그만큼 항공업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왔습니다. 지난해에는 대명소노그룹 2세인 서준혁 부회장이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사업 확장에 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월 뉴욕 '33 시포트 호텔 뉴욕'을 인수하고 올해 3월에는 프랑스 파리 '담 데 자르 호텔', 4월에는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을 인수하고 나섰습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행동을 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배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대명소노그룹의 예림당 측 티웨이항공 지분 매입이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며 "이미 올해 초부터 JKL파트너스의 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으로 JKL파트너스와 예림당 측과의 티웨이항공 지분율이 비슷해졌고, 투자 기간도 3년에 가까워져 예림당 측과 엑시트 논의를 수차례 진행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JKL파트너스는 지분 동반 매각을 예림당에게 제의했을 것이고, 예림당 측은 현실적인 자금조달능력과 지분율 차이를 고려했을 시, 이를 최종적으로 응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1일 대명소노그룹의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이달 1일 대명소노그룹의 대명소노시즌과 소노인터내셔널이 사모투자펀드 더블유벨류업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잔여 지분 전량인 11.87%(약 2557만주)을 사들였습니다. 이로써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지분율은 26.77%가 됐습니다.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 및 예림당의 지분율은 29.74%로, 양사 간의 지분율 차이는 2.97%에 불과합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매입을 위해 1897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대명소노그룹은 더블유벨류업의 남은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갖고 있었는데 콜옵션 행사 기간인 9월28일보다 이르게 콜옵션을 행사했습니다. 이를 통해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 의지가 분명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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