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슈퍼앱' 비금융 경쟁 더 치열
모바일 신분증·티켓 예매 등 생활서비스 확대
입력 : 2024-08-07 14:32:58 수정 : 2024-08-08 08:04:08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은행권의 '슈퍼 앱' 경쟁이 비금융 분야에서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슈퍼앱은 은행과 증권, 카드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의 서비스를 한개의 앱에 모아놓은 것입니다. 은행권은 전자증명서 발급을 비롯해 공공시설 예약, 스포츠 티켓 예매, 모바일 신분증까지 일상 생활의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시설 예약도 은행 앱으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 비금융 생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행정안전부는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토스, 네이버, 카카오·카카오뱅크를 모바일 신분증 민간개방 참여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선정 기업들은 연내를 목표로 시스템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은행권의 모바일 신분증은 행안부의 공공서비스 민간개방의 일환으로, 실물 신분증과 법적으로 동일한 효력을 지닙니다. 은행 앱만으로 관공서, 금융거래 등에서 신원 확인이 가능해집니다. 현재 은행 앱·통신 3사 PASS인증 앱 등에서 이용 가능한 모바일 신분증 확인 기능과 달리 신분증 사본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앞서 코로나19 유행 당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은 행정안전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은행 앱에서 전자증명서 발급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주민등록 등·초본, 사업자등록증명,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앱에서 출력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행안부의 생활형 행정정보 알림 서비스인 '국민비서'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공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패스' 서비스를 추가합니다. 스마트패스는 안면 및 여권 정보를 사전 등록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및 탑승구에서 여권과 탑승권 없이 안면인식으로 통과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신분증, 탑승권 없이 국내선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는 '스마트 항공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전자증명서 발급, 신분 확인 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 경쟁도 치열합니다. 국민은행은 앱 내 '국민지갑'에서 여권 재발급, 예비군 동원훈련 일정 조회, 책이음(공공도서관) 이용증 발급, 운전면허 벌점 감경교육 예약, 국립생태원·국립수목원·휴양림 예약, KTX·SRT 승차권 예매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신한은행도 앱 내 '공공서비스 즐기기'에서 국립생태원과 산림복지시설 예약을 지원합니다. 오는 10월 중 책이음 서비스,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 조회 등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우리은행은 앱 내 '원더월렛'에서 예비군 동원훈련 일정조회, 병역판정검사 신청 등 병역관리 기능과 책이음 서비스, 학자금 대출 채무자 신고, 분실물 신고 조회 등을 제공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동소이' 서비스 차별화 과제
 
은행 앱을 통해 스포츠 관련 정보를 얻거나 경기 티켓을 예매할 수도 있습니다. K리그와 축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는 하나은행은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티켓 예매 및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 홈경기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도 후원 중인 이스포츠 리그 LCK의 티켓 예매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KBO 프로야구 리그를 후원하는 신한은행은 앱 내 쏠야구 서비스를 통해 매일 야구 관련 퀴즈와 정보, 팬 투표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농협은행은 농촌여행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올원뱅크 앱 내에 농촌 여행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입니다. 기존에 농협이 제공하던 농촌여행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앱으로 제공합니다. 중장기적으로 금융상품과 연계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노립니다.
 
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한데 모은 '슈퍼 앱' 경쟁이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까지 확대된 모습입니다. 비대면 업무가 확대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거래는 모바일 뱅킹이 주가 된지 오래입니다. 은행들은 지원하는 기능을 확대해 고객이 은행 앱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구상입니다.
 
비금융 서비스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한은행의 야구, 하나은행의 축구 등 스포츠 관련 기능이 이용자의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일 19만명 가량이 쏠야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 2022년 하나은행이 브라질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예매 서비스를 시행했을 때 앱 일간이용자 수가 평소보다 10만명 가량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신분증 등 공공서비스 기능의 경우 기존 서비스와 빅테크 등 경쟁자가 공고한 상황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앱 이용률을 높이는 걸 넘어서 금융서비스와의 연계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나친 기능 추가로 앱이 무거워지거나 편의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은행권의 슈퍼앱 경쟁이 금융을 넘어 비금융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국민비서, 전자증명서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국민은행의 '국민지갑'.(사진=KB스타뱅킹 앱 캡처)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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