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서 신용잔고 1조대 청산…제2동학개미 몰려온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5일 이후 1.5조 빠져
"일시적 충격 진단…증시 반등 전망"
입력 : 2024-08-09 16:29:24 수정 : 2024-08-12 07:59:52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지난 5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과도하게 폭락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급감했습니다. 담보물량비율을 맞추지 못한 투자금액이 청산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 것인데요. 이후 시장이 강한 매수세를 동반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레버리지 투자액 청산은 일시적인 손실에 그칠 전망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급락 이후 투자자 예탁금이 늘어나고, 반등세를 탄 증시 환경에서 신용물량의 점진적 증가가 이어진다면 수급상 시장 반등엔 긍정적 요소라고 풀이합니다. 최근 급락장에서 대규모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의 단초를 제공한 만큼 '제2동학개미운동'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용거래융자, 하루 새 1조 이상 감소
 
신용거래융자 및 반대매매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17조7191억원으로 집계돼 하루만에 1조 3363억원이 줄었습니다. 하루새 코스닥은 7075억원, 코스피는 6289억원이 빠졌습니다.
 
지난 5일부터 증시 급락이 발생하면서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6일 433억원으로 전날(76억원)에서 463% 폭등했습니다. 미수금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 이내를 나타내다가 6일 4.6%로 올랐는데, 7일에도 2.1%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습니다.
 
반대 매매는 증시 낙폭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신희철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월요일처럼 역사적으로 증시가 급락할 때에는 반대매매가 터지면서 증시 낙폭이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공포심리 확대 속에 투매 물량이 증가하면서 변동성과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가 하락이 반대매매로 이어지고, 이 때문에 다시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 구조가 발생할 우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현재로선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전망입니다. 반대매매로 인해 이른바 '빚투'로 투자한 일부 개인투자자의 손해가 불가피하지만, 추가적인 하락장으로 인한 손실 우려는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폭락장 이후 시장은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증시 대기성 자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은 59조4876원으로 지난 주말동안 6조원 가량이 불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2차 동학개미운동'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담보 비율 미달 물량 청산…시장 전망은
 
통상 급락장이 올 경우 반대매매로 인한 신용거래융자 잔액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주가가 올라가면 신용잔고는 오르고, 반대로 내려갈 경우에 신용잔고 역시 감소하는 비례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반대매매에 따른 물량 청산 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감소로 인한 영향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증시가 회복될 경우 남아있는 신용 잔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손실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월요일 폭락장은 시장이 필요 이상으로 과민반응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후 계속해서 회복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 연구위원은 이어 "신용거래융자 자체가 레버리지 방식으로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폭락장에서는 2배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일부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봤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반대매매로 청산되지 않은 물량에 있어서는 이후 상당 부분 회복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증권가는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등락은 있겠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산업생산 등 지표가 잘 나온다면 반등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당분간 리스크를 줄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용거래융자 감소는 개인투자자들이 향후 시장에 대해서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며 "시장이 좋아진다고 생각하면 다시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매크로 경제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하락 마감한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증권계좌대비 300%, 연 2.6% 토마토스탁론 바로가기


  • 신유미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