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9월 빅컷'…해리스·트럼프 '승부처'
대선 전 금리 인하 반대 나선 트럼프
민주당, 연준의 금리 인하에 기대
미 경제전문가 "금리 인하 필요해"
입력 : 2024-08-09 17:29:39 수정 : 2024-08-09 18:13:57
미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좌측)과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전 세계를 짓누르면서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미국 대선판을 흔들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핵심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오는 9월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여부가 될 전망인데요. 미국 정가 안팎에선 연준이 빅컷에 나서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이 유리하고, 현 금리를 유지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연준 개입' 시사…연일 금리 발언, 왜?
 
미 대선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증시 급락으로 경제가 어렵다고 인식하는 유권자들이 많아지면서, 바이든 정권에서 부통령을 역임한 해리스 후보가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증시 급락의 책임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있다며 경기 비관론을 부추기는 모양입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등에 대해 대통령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습니다. 그는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최소한 연준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래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많은 돈을 벌었고 매우 성공했다"며 "나는 많은 사례에서 내가 연준 사람들이나 의장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성공 이력을 자랑하며 경제 관련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연준은 기준 금리 등 통화정책 관련 결정을 내리는 곳으로써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은 독립성 보장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면 미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을 향한 발언은 앞서 지난달에도 있었는데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연준이 대선 전에 금리인하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근거로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지금의 상황이 유지된다면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란 판단인 것으로 보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 5월 1일(현지시각) 워싱턴 연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준에 쏠리는 눈…'빅컷' 초읽기
 
연준에서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한다는 것은 경기 전망이 나빠졌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광범위한 경제 침체가 나타난다면 엎치락뒤치락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대선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자문가인 마크 슈머린은 "경제가 침체하면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9월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당도 연준이 9월 금리를 어떻게 인하하느냐에 따라 대선의 판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2월에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파월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는데요. 그는 "(파월 연준 의장이)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금리를 낮춘다면 민주당을 돕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블랙 먼데이' 때 했던 '긴급 금리인하 요구'를 철회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의 대표 월가 강세론자로 알려진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긴급 금리인하가 필수적이라고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 의견을 철회했습니다. 
 
또 이날 다수의 연준 고위급 인사들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며, 증시 상황과 별개로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인하 정도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의 모든 요소가 진정되고 있다"고 있다고 평가해 9월에 있을 FOMC에 금리 인하 기조는 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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