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여진 도미노)②독과점 판 깔린다…"선택권 제한 우려"
미정산 사태로 신뢰 잃은 티메프…이용자 이탈 흐름
오픈마켓 시장 거래액 '7.5%'…쿠팡·네이버로 이동 '전망'
"경쟁 속에서 이용자 권익 보장…선순환 환경 조성·견제 장치 필요"
입력 : 2024-08-16 16:00:00 수정 : 2024-08-16 16:00:00
이용자가 이커머스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습니다.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용자 이탈이 불가피한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업계 선두 업체인 쿠팡과 네이버를 비롯해 이를 추격하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입지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독과점 형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 관점에선 이용자들의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6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지난달 종합몰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전월 대비 각 0.6%, 7.7% 감소했습니다. 미정산 사태가 격화한 지난달 이용자 유출 흐름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커머스 시장 내 티몬과 위메프의 입지는 적지 않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전체 거래액은 약 150조원에 달합니다. 이 중 티몬은 3조8000억원, 위메프는 2조4000억원의 거래액을 보이며 시장 점유율 각 2.53%, 1.6%를 기록했습니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개만 하는 오픈마켓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티메프의 점유율은 7.5%로 올라갑니다. 티몬 4.6%(거래액 3조8000억원), 위메프 2.9%(2.4조원)입니다. 이렇다 보니 이커머스업계에서는 티메프 이용자 흡수를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 티메프 이용자가 업계 1·2위의 쿠팡, 네이버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티메프 이용자 이탈 원인이 신뢰 추락 문제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대형 업체를 선호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이동이 쉬워 일부 업체로의 쏠림 현상 또한 나타나기에 용이하다"며 "티메프 사태로 규모와 신뢰를 갖춘 대형 업체 선호 경향이 짙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위권 업체의 독과점 체제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문제는 일부 상위권 기업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쿠팡(24.5%·36조8000억원)과 네이버쇼핑(23.3%·35조원)의 점유율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픈마켓 시장에서는 네이버쇼핑이 42.41%(35조원)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며, 쿠팡은 15.91%로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경우 대형 플랫폼으로 무게 중심이 쏠려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의 선택권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판매자들은 부당한 점이 있어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고객들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제한되는 등 부작용이 예상됩니다.
 
어느 산업보다 풍부한 아이디어와 진일보적인 콘텐츠가 도입돼야 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수 기업을 중심으로 독과점 체제가 형성된다는 것은 산업 전반이 퇴행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교수는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대체재는 점점 빈약해지고, 플랫폼 이용자가 불만이 생겨도 선택권이 줄어 다른 곳으로 옮기기 어려워진다. 즉 독주 체제가 더욱 강화된다"며 "티메프 사태가 이런 흐름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활발한 경쟁 속에서 이용자의 권익이 보장된다"며 "판매자와 소비자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규제는 필요하지만, 새 플랫폼의 시장 진입을 막거나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는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업체로 이용자가 몰리는 것은 시장 흐름으로 막을 수 없다"면서도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이 이용자들의 권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견제하는 장치는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독과점 체제 우려는 기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국내 이커머스업계 플레이어가 너무 많다"며 "독과점을 논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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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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