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돌입…상임위마다 '김건희'
'김건희 리스크' 임계점…'국감 정국'에 정치권 폭풍전야
입력 : 2024-10-04 18:13:33 수정 : 2024-10-04 19:17:50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말 그대로 '김건희 국감(국정감사)'입니다. 이른바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상병 수사외압·양평고속도로 특혜·명품가방 수수·주가조작 의혹) 중 대다수가 김 여사를 가리키고 있는데요. 최근엔 '공천 개입'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입니다. 김 여사가 여권의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지만,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은 없습니다. 
 
'김건희 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민주당은 김 여사를 포함해 관련자들을 잇달아 증인으로 채택하며, 김 여사 의혹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벼르고 있습니다. '스모킹건'(직접 증거)을 찾아내 특검법 재추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한다는 포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사위 증인 100명 중 절반이 '김건희 관련'
 
국회에 따르면, 올해 국감은 7일부터 25일까지 총 19일간 열립니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김 여사의 '양평고속도로 특혜'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는데요. 이번엔 상황이 다릅니다. 최소 8개 의혹에, 2개 특검법(김건희·채상병)이 김 여사를 겨누고 있습니다. 
 
현재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국회 5개 상임위원회(법제사법·행정안전·국토교통·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된 이들이 수는 92명(중복 포함)에 달합니다. 아직 증인·참고인이 결정되지 않은 다른 상임위까지 더하면, 관련 문제로 국감장에 설 인원은 100명이 넘을 걸로 보입니다.
 
이번 국감에서 여야 격돌의 최전선은 국회 법사위가 될 전망입니다. 법사위는 총 100명의 증인·참고인을 채택했는데, 이 중 김 여사와 관련된 사람은 48명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법사위에서 정조준하는 김 여사 관련 의혹은 명품가방 수수, 공천 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임성근 구명로비,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 등 다양합니다.
 
 
 
'명품백·주가조작·공천개입' 새 국면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를 무혐의 처분했지만, 이 사건은 끝난 게 아닙니다. 가방을 건넨 사람이 청탁의 의도가 있었다는데, 공소를 제기해야 하는 검찰은 직무 관련성이 없다며 피의자를 변호하는 형국인데요. 이번 사례는 검찰이 최초로 수사심의위원회의 '기소'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사례로 남게 되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에 야당은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13명의 증인·참고인을 채택했습니다. 김 여사 본인은 물론, 이원석 전 검찰총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증인에 포함됐습니다.
 
국회 법사위는 18일 서울중앙지검, 21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감을 진행하는데, 여기에선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준 검찰에 맹공격이 쏟아질 전망입니다.
 
본지가 지난달 5일부터 보도한 '윤 대통령 내외의 공천 개입 의혹'도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의혹과 관련해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과 명태균씨는 국회 법사위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이들을 증인으로 불렀습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새 국면을 맞게 된 만큼 야권의 집중포화가 쏟아질 걸로 보입니다. 2심에서 '전주' 손씨의 방조 혐의에 대한 판단이 무죄에서 유죄로 뒤집히면서 이에 다른 전주인 김 여사도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는데요. 최근 김 여사가 '블랙펄 인베스트먼트'의 머리글자를 딴 걸로 추정되는 'BP 패밀리'의 일원이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상태입니다.
  
민주당의 주력 법안 중 하나인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역시 뇌관입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구명 로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명태균씨가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닮아 있는 만큼, 민주당으로선 넘어갈 수 없는 사안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근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데요. 대통령실 이전과 맞물려, 한남동 관저 불법 증축 의혹도 국회 법사·행안·국토위 등 3개 상임위에서 다뤄집니다.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과, 수의계약으로 대통령실 관저 공사를 맡았던 '21그램' 김태영 대표 등은 3개 상임위에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여전히 규명되지 않은 의혹들
 
야당은 과거 의혹들도 수면 위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양평군청 도시건설국장, 타당성 조사를 맡았던 경동엔지니어링 회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국회 교육위에선 지난 대선 기간 제기됐던 김 여사의 논문 관련 의혹을 재점화할 걸로 보입니다. 교육위는 김 여사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검증에 나선 숙명여대의 전현직 총장을 각각 증인과 참고인으로 부르고, 김 여사가 박사학위를 받은 국민대의 김지용 이사장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문체위에선 지난해 한국정책방송원(KTV)이 유튜브 채널에 김 여사가 나온 자사 영상을 삭제 요구한 데 대해, 하종대 KTV 전 사장, 김 여사 변호인 활동을 한 최지우 전 대통령 비서실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증인으로 부릅니다.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국회 운영위원회도 오는 16일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앞두고 있어, 김 여사 관련 증인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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