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퇴직연금)①적립금 30조..'황금시장' 잡아라
입력 : 2011-03-02 05:30:00 수정 : 2011-03-02 20:46:53


[뉴스토마토 양성희기자] 지난 2005년 처음 도입된 퇴직연금은 6년째를 맞으면서 올해 전체 시장규모가 30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각 금융권별로 기업들의 퇴직연금을 유치해 '황금시장'을 잡으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노후 보장을 위한 최상의 상품· 운용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퇴직연금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3회에 나눠 짚어본다. /편집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로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비한 노후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국민이 가입하는 국민연금의 경우 소득 대체율이 2010년 말 현재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 연금 고갈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대체율이란 퇴직 전 받았던 월급 대비 퇴직 후 받는 월 연금 수령액의 비중으로, 소득대체율이 높을수록 현직에 있을 때 월급 수준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05년 12월 퇴직연금제를 도입해 사적연금 활성화를 통한 근로자의 안정적 노후소득 보장 해결방안을 모색해왔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과 생활안정을 위해 근로자 재직기간 중 퇴직금 지급재원을 외부의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이를 기업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하여 근로자 퇴직시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퇴직연금 확대를 위해 기존의 퇴직금제도의 근간을 이루던 퇴직신탁과 보험에 대한 추가 불입을 금지하고, 기업들에게 손비로 인정했던 세제혜택을 2016년까지 점차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불입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는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했다.
 
◇ 퇴직연금 적립금 30조원 돌파..2020년 200조 성장할 것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8년 11월 5조원, 2009년 11월 10조원, 지난해 10월 20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1월 30조원을 돌파했다.
 
1월 말 현재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9만5853개로 전체 사업장의 6.7%, 전체 사용근로자의 27.8%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퇴직보험과 신탁의 실질적 효력 종료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퇴직연금시장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실장은 "시장 규모 면에서는 올해 44조원, 내년 60조원, 2020년까지는 20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신탁(보험)제도가 법적으로는 지난해 말 효력이 끝났지만 보통 연간단위로 이뤄지고 연말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어 실질적 만료기간은 올해 말이 될 것이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퇴직금 중간정산 설정이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근퇴법은 퇴직연금을 규율하는 기본법령으로, 이번 전면 개정안에는 그동안 퇴직연금제도의 운영면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퇴직금중간정산에 대한 요건 신설, 자영업자 등에 대한 퇴직연금가입 허용, 신설기업의 퇴직연금 우선설정관련 규정 신설, 확정기여형(DC형)과 확정급여형(DB형)의 동시가입 허용 등의 사항을 보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1일부터 전사업장에 퇴직급여 제도 적용 시행으로 상시 4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들에게도 퇴직급여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91만여개 사업장, 약 150만명 가량의 상용 및 임시, 일용 종사자가 신규 가입할 것이라는 점도 성장세 가속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계자산이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에 치중되어 있는 만큼 고령화 등에 따른 금융 자산의 비중 증가 가능성이 많다는 점도 퇴직연금시장 확대를 예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 퇴직연금 '황금알 낳는 시장'..은행·보험·증권 전 금융권 '눈독'
 
금융권은 급속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퇴직연금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퇴직연금 운용 및 자산기관의 수수료는 최대1% 수준으로, 만일 1조원의 자금을 유치할 경우 최대 100억원의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늘면 자사의 자산 규모 또한 커지기 때문에 매출액 및 자산규모에 따라 업계 순위가 정해지는 금융권의 경우 민감할 수 밖에 없다.
 
2011년 1월말 현재 은행 13개사, 보험 22개사(생보 14개사, 손보 8개사), 증권 19개사, 근로복지공단 등 총 55개사가 퇴직연금서비스 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다.
 
권역별 시장점유율은 은행(48.5%),보험(34%),증권(17.5%)순으로 최근 은행과 증권사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의 경우 적립금이 2009년말 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4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7000억원 가량 증가했으며 같은기간 증권은 1조7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최형준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 팀장은 "5인이상 상용근로자 기준으로 했을때 총 퇴직금 적립금 규모는 104조원, 근로자수는 74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이러한 막대한 퇴직금과 근로자수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금융회사의 경쟁력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양성희 기자 sinb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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