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멈춰선 日경제..'걸림돌 vs. 디딤돌'
입력 : 2011-03-14 08:40:00 수정 : 2011-03-14 18:47:11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11일 일본 열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본을 강타한 지진이 일본 경제에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부채로 허덕이고 있는 일본의 경제난이 더욱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추가 예산안 승인, 재정 건전성 악화되나 = 일본 정부는 피해 복구를 위해 추가 예산안을 내놨고, 일본은행(BOJ)은 14일 금융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공개시장조작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중장기적인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2010년 회계연도 예산에서 남은 자금 2000억엔(24억달러)을 사용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야권도 피해복구를 위해 추가 예산을 마련하는데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가 국채를 추가 발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일본의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본의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5조달러보다 두배나 많은 10조8000억달러에 달한다.
 
앨리샤 오가와 콜럼비아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일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예산을 마련하는 일은 일본 국채 투자자들이 가장 꺼리는 소식일 것"이라면서 "이는 일본정부의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신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댄 리안 IHS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정부지출과 국채발행 증가는 시장 우려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2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가 부채를 이유로 일본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지난 1월 일본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 엔화 강세, 수출기업 '엎친데 덮친격' = 사상 최대 지진으로 일본 수출기업들의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된 가운데 엔화까지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 경제 전망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미야기현을 비롯해 도호쿠 지방의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혼다자동차 역시 도쿄 공장을 비롯해 4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닛산자동차도 가와현에 있는 자동차와 엔진 공장 등 4곳을 폐쇄했다.
 
소니와 파나소닉도 각각 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공장 6곳과 3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지진 피해복구 자금을 위해 엔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소식에 엔화가 강세를 띠면서 수출기업들에게는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11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엔화 환율은 전날보다 1.2% 내린 81.87엔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2월3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엔화 환율도 전날보다 0.61% 하락한 113.78엔을 기록하는 등 엔화는 16개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보험사들이 막대한 보험금을 지불하기 위해 재보험사로부터 달러를 받아와서 엔화를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엔화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피해 복구 과정, 경제 성장 '호재' = 이번 지진사태가 일본 경제에 단기적으로는 충격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앨리샤 오가와 콜롬비아대 교수는 "공장 폐쇄와 단전, 소비심리 악화로 인해 향후 수개월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피해 복구 과정에서 일본의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일본 지진은 최악의 시기에 맞은 최악의 악재"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경제활동이 약해지겠지만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가까운 장래에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피해 복구 과정에서 일본 GDP가 2%가량 증가했다는 점도 일본의 성장에 도움이 될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그러나 이번 강진으로 가장 피해가 컸던 북부 토호쿠 지역은 일본 GDP의 8%를 차지하고 있다. 또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자동차부터 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장이 들어서 있어 단기적인 충격을 불가피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뉴스토마토 한은정 기자 roseha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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