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위기에 빠진 美경제, 오바마의 선택은
입력 : 2011-09-08 08:48:33 수정 : 2011-09-08 11:30:36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미국 경제의 암운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는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활동이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경제활동은 더 둔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오히려 미국의 경기둔화를 호재로 받아들이면서, 이날 뉴욕 3대지수는 2~3%대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정치권의 경기부양책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이에 8일 경기부양책 발표를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 연준 총재 "美 고용·경제성장 어둡다..QE3 지지"
 
연준의 암울한 베이지북 보고와 함께 이날 연준 총재들도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섞인 발언을 내놨다.
 
존 C.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는 시애틀 로터리클럽 강연에서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을 기존의 3%에서 2%로 낮춰잡았다. 실업률은 올해말까지 9% 이상을 유지하다, 내년말까지도 8.5% 수준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미국경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경제성장 둔화와 높은 실업률은 실제적인 위협"이라며 "소비지출 둔화와 주택시장 침체에다 유럽 위기라는 새로운 충격에까지 노출돼 있다"고 언급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는 런던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국 경제가 공식적으로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났지만 실질적으로 침체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경제전망과 지표들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어서 미국이 당면한 경제역풍은 생각보다 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이들 두 총재 모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에반스 총재는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3% 아래에 머무른다면 연준은 실업률을 7~7.5%까지 낮출 수 있는 수준으로 최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결국 주된 우려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성장 회복속도이고 높은 실업률"이라며 "여러 부양조치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3차 양적완화(QE3)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바마 연설에 관심집중..경기부양에 3000억彿 투자한다
 
오는 20~21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당장 시장의 관심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연설에 집중돼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경기부양책에 30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 끝나는 임금근로자에 대한 급여세 감면과 실업수당 확대 조치를 1년 연장하는 방안을 가장 큰 대책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두가지 조치에 1700억달러가 사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실업자를 고용하는 기업들에 300억달러 규모의 감세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나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는 500억달러가 투입될 계획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부양책이 미국경제에 직접적이고 신속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새로운 방안들도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공화당이 다수인 미국 하원이 미국 정부의 지출확대에 대해 반대의견을 고수하고 있어 의회 통과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화당 측이 급여세 감면 연장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소속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는 "급여세 감면 법안은 과거에 나 스스로도 지지했던 법안"이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한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