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공판..검찰측 증인 진술 번복
"최 회장 펀드 자금 횡령 지시한 적 있다? 없다?"
입력 : 2012-04-25 00:15:00 수정 : 2012-04-25 00:15:00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수백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서범석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 대표의 법정 진술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원범)는 24일 SK계열사 자금을 유용, 사적인 투자를 한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 부회장에 대한 공판을 재개했다.
 
검찰은 이날 최 회장 등의 이같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베넥스 전 대표인 서씨를 증인으로 내세웠다.
 
검찰은 SK텔레콤(017670)SK C&C(034730) 등 SK그룹 계열사로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1500억원을 베넥스 펀드에 투자한 이유는 최 회장의 펀드 자금 횡령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의 공소내용과 배치되는 증인의 진술이 나왔다.
 
서 전 대표는 "2008년 10월초 김준홍 베넥스 대표로부터 최 회장이 펀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얘기를 들었냐"는 SK 변호사측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서 전 대표는 또 "펀드 자금을 사용해 500억원을 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들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서 전 대표의 이 같은 증언은 검찰의 공소 내용을 뒤집는 것이여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오전 재판에서 서 전 대표는 "회장님 일로 500억원을 만들어서 회장님이 지시한 곳으로 500억원을 보내야 한다는 말을 김 대표에게서 들었다"며 "회장님은 최태원 회장을 말한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다르게 언급함으로써, 핵심 증인으로서의 신뢰성에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은 앞서 최 회장이 김 대표와 공모, 선물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삿돈으로 펀드를 조성했다며 최 회장을 기소했다.
 
지난 2008년 10월은 SK계열사들이 베넥스에 펀드 투자를 개시한 시점이어서 이 펀드 조성 과정에서의 최 회장 역할과 횡령을 지시한 주체가 누군지는 이번 재판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서 전 대표는 김 대표와 함께 베넥스를 공동운영하면서 SK계열사로부터 펀드자금을 끌어들인 과정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서 전 대표를 주요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음 공판기일인 26일에 서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심문을 앞두고 있어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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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