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착한 금융상품'에 돈 몰린다
입력 : 2012-06-19 16:17:29 수정 : 2012-06-19 16:18:15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은행들의 '착한' 금융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
 
기부와 나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선보인 착한 금융상품에 고객들이 반응하고 있는 것.
 
◇착한 금융상품, 좌수·잔고 증가..기부 실천에 높은 이율은 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 3월에 출시한 '우리사랑나누美' 금융상품 4종세트의 잔고좌수 이달 15일까지 4만6016좌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64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 상품의 잔고좌수는 지난 3월 1만1305좌을 기록한 뒤, 4월 2만5625좌, 5월 4만366좌로 줄곧 상승세를 나타냈다. 잔액 역시 3월 131억9000만원에서 4월 358억5000만원, 5월 540억원, 이달 16일까지 642억50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해당 기부 금융상품은 후원종교단체에 기부가 가능한 신도 전용 '우리사랑나누미통장(개인용)', '우리사랑나누미적금', '우리사랑나누미정기예금' 3가지와 기부금 집금 및 관리가 가능한 종교단체전용 '우리사랑나누미통장(단체용)'으로 구성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후원 종교단체에 고객 명의로 세후이자를 자동으로 기부할 수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7월에 출시한 '바보의 나눔 금융상품'의 잔과좌수는 이달들어 지금까지 29만1591좌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39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의 좌수 역시 지난해 12월 17만3595좌에서 올 1월 20만2527좌, 2월 24만1080좌, 3월 26만3893좌, 4월 27만5814좌, 5월 28만8673좌로 줄곧 상승세를 나타냈다. 잔액도 지난해 12월 1218억원에서 1월 1682억, 2월 2194억원, 3월 2725억원, 4월 3300억원, 5월 3869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바보의 나눔 금융상품은 '바보의 나눔 통장', '바보의 나눔 적금','바보의 나눔 체크카드'로 구성됐고, 가입좌수당 100원의 기부금을 하나은행에서 자체 출연해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하게 되며, 기부금은 다문화가정을 돕는 사업에 사용된다.
 
IBK기업은행의 '참 좋은 기부적금'의 경우 이달 18일까지 2000여좌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27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상품은 기부금액에 관계없이 기부활동 참여한 고객에게 연 0.3%포인트를 우대한다. 또 가입기간 중 다른 조건 없이 기부확인서류(헌혈증서 포함)만 제출해도 연 0.3%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자동이체 우대이율 연 0.5%포인트를 포함할 경우엔 최고 연 4.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전문가 "다양한 착한 금융상품 개발·체계적 홍보 필요"
 
은행들의 착한 금융상품 출시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부와 나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졌지만, 연말이나 연초 또는 자연재해 등 특정한 때에만 사회적인 관심이 몰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런 관심의 쏠림을 은행들이 착한 금융상품을 출시하면서 다소 완화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진정한 착한 금융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은행들의 다양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 시중은행 상품개발 담당자는 "은행별로 착한 금융상품이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상품의 성격이 대동소이하다"며 "은행들이 은행 재원을 통한 기부 상품 외에도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착한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착한 금융상품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 활동도 주문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은 "최근 은행연합회에서 착한 금융상품, 사회공헌 활동 등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국민들은 모른다"며 "은행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임에도 대외적인 홍보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 실장은 "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이 대외적으로 홍보를 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지만,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홍보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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