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최숙희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
입력 : 2012-07-10 14:41:24 수정 : 2012-07-10 14:42:23


토마토 인터뷰
진행: 박민호 기자
출연: 최숙희 한양사이버대학교 시니어비지니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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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들어 우리사회가 고령화되어 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2012년 11.8%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나라의 고령화 정도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최숙희 교수(이하 최 교수) :2012년(11.8%) 한국의 고령화는 우려할 만한 수준 아니지만,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그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크게 증폭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고령인구 비율이 7%에서 20%로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이 프랑스가 154년, 미국 94년, 이탈리아 79년, 독일 77년, 일본이 36년이 소요 되는 반면, 한국은 26년에 불과합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이 2017년에 14.0%로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에 도달, 2050년에는 37.4%로 세계 최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우리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까?
 
최 교수: 현재 5% 수준인 GDP 잠재성장률이 2020년에 3%, 2030년에 2%, 2050년에 1%대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총인구가 2031년부터,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부터 감소할 전망입니다. 동시에 생산가능인구의 고령화 가속: 50세 이상의 생산가능인구는 2005년 20.5% ⇒ 2050년에 39.1%로 급증해 ‘생산성 하락’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소비증가율이 연평균 2%p씩 감소하고, 총저축률도 감소합니다.
 
반면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새로운 니치 마켓(Niche Market)이 창출됩니다. 저출산, 독신, 실버층 등 새로운 Life style에 부응하는 신상품서비스가 개발되고, 건강관련 비즈니스와 주택 리노베이션 수요 증가, 노후대비 연금, 의료관련 금융상품 시장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앵커: 2010년부터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면서 시니어 마케팅대상으로서 베이비부머들의 특성에 대한 분석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최 교수님이 이것을 정리해서 설명하신다면,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요?
 
최 교수: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이후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사람들로서 2010년에 712만명이 되는 거대 인구집단입니다.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규모에서 세계 2차 대전 이후 탄생한 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세대 680만 명보다 30만명 정도 많고, 총인구 비중에서도 5% 정도인 ‘단카이’세대보다 높은 14.6%로 만약 은퇴가 본격화된다면 노동력 부족 등 사회적 문제가 일본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은 첫째, 산업화 시대의 주역으로 다양한 제도 및 인프라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성장에 따른 진통까지 목격하고 체험한 세대입니다.
둘째, 베이비붐 세대는 가계경제의 주된 수입원으로 부모와 자식을 모두 부양해야 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으나 정작 본인을 위한 노후준비는 소홀한 세대입니다. 노후준비의 대부분은 연금이며 현재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이 교육비입니다.
셋째,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성장의 주역으로서 휴일근무, 초과근무를 당연시하는 ‘회사맨’으로 정작 본인의 제2의 인생 설계에 대한 준비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세대입니다.
넷째, 베이비붐 세대는 노동시장의 진입시기부터 현재까지 30여 년 동안 높은 경제활동 참여를 보이고 있으며, 다른 세대에 비하여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을 비교적 덜 받은 세대입니다.
다섯째, 베이비부머 취업자들은 제조업과 건설업에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 세대는 농업 등 1차 산업 종사자들이 주를 이루고, 그 이후 세대들은 서비스업 종사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여섯째, 베이비부머 남성의 직종분포를 살펴보면 전문직 위주의 고학력?고숙련자와 제조업 기능공 위주의 저학력?고숙련 직종으로 양분되는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일곱째, 베이비붐 세대는 학습능력이 뛰어나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다음 세대에게 가르치고 싶어합니다.
여덟째, 베이비붐 세대의 가장 큰 고민은 일자리입니다. ‘생계를 위해서도 또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서’ 일자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가계경제의 주된 수입원으로 부모와 자식을 모두 부양해야 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으나 정작 본인을 위한 노후 준비는 소홀한 세대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의 가까운 미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 시니어들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보이고 있습니까?
 
최 교수: 노인복지가 잘 갖춰진 유럽에서는 대다수의 일반 기업들이 고령자용 상품을 제조, 판매하는 실버산업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고령자의 구매력이 전체 구매력의 20∼30% 정도를 점유하면서 마케팅의 주요 대상으로 자리 잡습니다. 플로리다제이션(Floridazation)이나 이피(YEEPIE)같은 신조어를 통해서 유럽 노년층 생활 공간의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 은퇴자들이 플로리다 주로 이주하는 것을 가리켜서 소위 ‘플로리다제이션’ 이라 하고,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태어난 유럽 베이비붐 세대을 ‘이피’라 말합니다. 이피(YEEPIE)는 Young Energetic Elderly People Into Everything의 줄임말로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다 은퇴 후에는 무리를 지어서 남유럽국가나 멀리는 남아프리카로 이주해 넉넉하고 활기찬 여생을 보내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유럽노인들의 생활양식은 파트타임 생활(part-time living)과 최고급 생활(five-star living)로 집약적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파트타임 생활은 유럽 노인들이 서유럽에서 물가가 저렴한 동유럽으로 가서 휴가를 즐긴다는 의미입니다. 주중에는 도심 한 복판의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주말이면 시골 별장으로 가서 자연을 즐기므로, 그들의 생활양식을 최고급 생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동시에 두 공간에서 살다 보니 쇼핑 습관도 대폭 바뀌어 주말마다 쇼핑해서 주중 먹거리를 마련하는 대신 새로 등장한 다국적 슈퍼를 통해서 어느 나라를 가든 자신이 평소에 즐겨 먹던 음식을 계속해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노인들을 위한 도시’로 불리는 독일 바트키싱엔은 좋은 사례입니다. 원래 독일어로 바트(bad)는 온천을 뜻하는 말로 지명에 바트나 바덴이 들어가면 거의 온천이 있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바트키싱엔에서는 온천을 찾아보기 힘든 반면, 온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노인 요양 시설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요양 병원입니다.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진 쿠어하우스(Kurhaus) 는 특급 호텔 못지 않은 시설을 자랑합니다. “의사 진료를 받는 호텔” 쿠어하우스에서는 근육통, 관절염, 고혈압 등의 노인성 질환을 치료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습니다. 바트키싱엔 거리는 노인들을 위한 상점이 즐비합니다. 화장품 가게에는 주로 주름 방지 제품이 진열돼있고, 신발가게에 가면 편하고 가벼운 기능성 신발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또 도시에서는 치료 관광 안내소가 있어, 시 당국의 꼼꼼한 노인 정책도 엿볼 수 있습니다. 한해 약 150만 명 정도의 노인이 다녀가는 도시 바트키싱엔은 노년을 맞이해 누구보다 '휴식'의 중요성을 아는 노인들에게 훌륭한 쉼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고령화사회로의 빠른 진행과 현재 베이비부머들의 특성을 감안해서 예상해 볼 때, 우리나라 기업이나 산업동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습니까?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돼 실버산업 창업의 새로운 기회가 제공되면서 실버산업 발전의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실버주택, 레저관광, 요양원, 건강기기 등의 노인생활용품, 기능성 건강식품, 금융상품과 각종 서비스산업 등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시니어 비즈니스가 발달되어 있는 유럽과 일본에서는 어떤 비즈니스들이 부상하고 있습니까?
 
미국의 경우 건강관련 시장규모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건강관련 시장의 폭발적 증가와 더불어 자가진단의료기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분야는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차세대 의료기기들로, 컨버전스(convergence다기능 제품), 블루투스(무선 통신 기술), 유비쿼터스(모든 사물의 컴퓨터칩 내장)등의 개념들이 도입되어 시도됩니다. 자녀를 대체하는 애완동물 시장, 저렴한 의약품 시장과 늘어난 노후를 대비한 건강비지니스와 재테크 금융상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건강 관련 식품 및 약품, 주름 개선 및 노화 방지 화장품·여행상품·기능성 전자제품·헬스 운동 기구 등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실버전용 멀티숍, 실버전용 전문점에 카페, 스파 등을 결합한 실버전용 멀티숍은 건강한 고령층 고객을 위한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시니어비즈니스 중에서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시니어비즈니스에 대해 전망해주시기 바랍니다.
 
최 교수: 미국과 일본 사례를 통해 본 결과, 재가요양 서비스(가정간호사업), 케어시스템, 생활보조기구, 스포츠용품, 유비쿼터스 건강 안심시스템, 기업연금제도, 장기간병보험 상품, 노인 주택(유료노인홈, 고령자 전용주택, 보호장치 부착 집합주택) 등을 유망 분야로 전망됩니다.
2010년 기준 33.2조원 수준의 실버산업 규모가 10년 뒤인 2020년 12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 요양, 여가, 식품, 금융 등 9개 고령친화산업이 앞으로 10년간 평균 14.2%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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