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판정패에 체면 구긴 '김앤장'..1라운드 '광장·율촌'에 밀려
입력 : 2012-08-24 18:56:12 수정 : 2012-08-24 18:58:05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사간의 국내 첫 소송의 1라운드가 삼성전자측의 사실상 승리로 돌아가면서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체면을 구겼다.
 
이번 소송은 스마트폰업계의 최대 라이벌간의 법정다툼이라는 면에서도 주목을 끌었지만, 사실상 국내 IT나 특허관련 소송의 최강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것이어서 법조계와 기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통신특허를 침해당했다며  애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지난해 4월, 애플은 김앤장법률사무소를 방패로 내세웠다. 
 
당시 기업계에서는 애플의 선택에 이견이 없었다. 한 대기업 법무팀장은 "김앤장은 브랜드만으로도 해외, 특히 북미와 유럽쪽에 동양을 대표하는 로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며 "애플이 김앤장을 선택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약 2개월 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인터페이스 등 특허 4건과 디자인 6건을 침해당했다며 낸 소송에서도 김앤장이 대리를 맡았다.
 
애플은 적진에서 벌어지는 공격과 방어의 대리 모두를 김앤장으로 배치할 만큼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공격과 방어를 각기 다른 로펌에 맡겼다. 공격은 법무법인 광장이 맡았으며 방어는 법무법인 율촌이 대리했다.
 
이들 세 로펌에게는 이번 소송이 지적재산권분야 소송의 최강자를 가리는 것 외에도 국제적 이목이 집중된 소송에서 해외에 이름을 떨칠 절호의 기회여서 더욱 물러날 수 없는 한판 승부였다.
 
애플측을 대리한 김앤장에선 양영준, 장덕순, 박성수, 정여순 변호사가 공격과 방어에 모두 나섰다. 특히 장덕순 변호사(52·연수원 14기)가 공격과 방어의 전 과정을 맡았다.
 
장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와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특허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중앙국제법률소에서 활동했다. 현재 김앤장 및 서울지방변호사회 특허연수원장 등으로 활동중인 특허전문 변호사로, 지난 3월에는 세계적인 리걸 미디어인 Chambers and Partners가 선발하는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변호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공격을 대리한 법무법인 광장에서는 권영모, 송편근, 김운호, 류현길, 전정현, 양희진 등 6명의 변호사가 나섰다. 
 
특히, 대표로 나선 권영모 변호사(59·연수원 16기)는 24년 동안 지적재산권 분야만을 고집하며 특허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권 변호사는 국내 굴지 대기업들이 외국기업과 지적재산권 분쟁이 불거질 때 국내 측 법률 자문과 소송을 대리해왔다.
 
방어를 맡은 율촌에서는 유영일, 최정열, 이상민, 김철환, 황정훈, 이용민 등 6명의 변호사가 방어에 나섰다. 
 
율촌에서는 김앤장의 장 변호사와 연수원 동기인 유영일 변호사(55·연수원 14기)가 대표로 나섰다. 유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초대 국제담당관, 특허법원 판사,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회의특별위원회 정부대표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국제 특허전문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이번 소송에서 삼성과 애플은 공개된 재판만 따져봐도 총 10회 이상의의 법정공방을 벌였으며, 양측의 서면 제출 횟수는 총 90회로 100회에 육박했다. 양측은 최첨단 IT관련 소송답게 법정공방 때마다 동영상 등을 비롯한 프리젠테이션(PT)으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 소송의 1라운드가 사실상 삼성전자측의 승리로 돌아가면서 부동의 1위를 지켜 오던 김앤장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대형 로펌들의 특정분야에 대한 실력은 소송의 승·패소 보다는 주로 법률자문 등의 실적을 통해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소송의 전 과정과 판결을 통해 자웅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면, 광장과 율촌은 이번 소송을 통해 김앤장을 앞섰다는 것 외에 외국기업에 이름을 알렸다는 소득을 얻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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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