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경숙계좌 1차 추적' 완료..'최종목적지'수사 속도
검찰 "'박지원이 밀겠습니다' 2월9일 메세지는 양씨의 조작품"
입력 : 2012-09-02 17:45:33 수정 : 2012-09-02 17:46:2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민주통합당 '공천관련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가 양경숙 라디오21 전 대표가 공천 청탁자들로부터 받은 금액이 흘러들어간 최종 목적지를 쫓고 있다.
 
특히 양씨 계좌로부터 빠져나간 자금 중 일부는 친노 인사들에게 유입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일부 친노 인사들에게까지 수사가 번질 전망이다.
 
중수부 관계자는 2일 "(양씨 관련)계좌로부터 빠져나간 돈 규모는 대략 파악이 됐다며 처음 공천 청탁자들로부터 받은 금액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55)씨, 부산지역 건설사 대표 정일수(52)씨 세무법인 대표 이규섭(57)씨 등 공천청탁자 3명이 양씨에게 건넨 돈은 모두 40억여원이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이 가운데 32억8000만원을 자신이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문화네트워크' 계좌 등을 통해 전국 새마을금고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계좌로 자금을 쪼개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금액 중 일부가 수차례에 걸쳐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정황을 포착하고 계좌추적에 필요한 영장을 받아 놓은 상태다.
 
이 외에도 검찰은 자금이 중간지를 경유해 또 다른 곳으로 흘러간 정황을 추가로 잡고 최종목적지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중수부 관계자는 "중간에 누가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 자금이 누가 어떻게 썼는지에 중점을 두고 추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오늘은 은행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숨을 고르고 있다"며 "다음 주 중에는 계좌추적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이르면 다음 주말쯤 양씨로부터 돈을 최종적으로 전달 받은 인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조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씨는 자금 용처에 대해 자신의 사업을 위해 썼다는 종전의 진술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나 검찰은 양씨의 진술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이씨 등이 지난 2월9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한 문자메시지는 양씨가 박 대표의 이름으로 조작해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중수부 관계자는 2월9일자 박대표 명의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양씨가 조작해서 보낸 게 맞다"며 "(이씨 등을) 안심시키려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씨가 문자를 보낸 경위에 대해 나름대로의 진술하고 있으나 "진술에 맞춰 수사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씨가 조작한 박 대표 명의의 당시 문자 메시지에는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박지원이 밀겠습니다. 12번, 14번 확정하겠습니다. 이번 주 8개는 꼭 필요하고, 다음 주쯤 10개 완료돼야 일이 스무스하게 진행됩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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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