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10년 방황 종지부 찍나.."매각 임박"
채권단 "연내 체결할 것"..동부 "내년으로 미뤄질수도"
입력 : 2012-12-24 17:48:42 수정 : 2012-12-24 18:21:42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대우일렉트로닉스가 10년간의 긴 방황을 마치고 연내 동부그룹에 매각될 예정이다. 다만 체결시점과 매각가격을 두고 대우일렉트로닉스 채권단과 매입자인 동부그룹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24일 대우일렉 채권단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가결을 마치고 이달 중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연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관계자는 "채권단이 가결을 해야 본 계약이 체결되는데 가결은 이르면 이번주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매입자인 동부그룹컨소시엄은 본 계약 체결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현재 매각 대금과 관련해 조정중에 있다"며 "다음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서 우리도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대금과 관련해서도 채권단측과 동부그룹컨소시엄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오갔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기존 입찰 금액 3700억원에서 면책사항과 가격 조정 등을 거쳐 3000억원 선에서 매각 대금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매입자인 동부그룹은 대우일렉이 안고 있는 빚인 500억원 규모의 기한부 환어음을 책임지는 조건으로 2700억원 선에서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 역시 "다양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매각 대금이 3000억원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입 이후 대우일렉의 관리 및 운영과 관련해서는 동부그룹 측이 '간섭'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아남반도체 인수 당시에도 동부측은 파견인력을 최소화하고 자율적 경영을 최대한 보장했었다.
 
대우일렉은 냉장고와 세탁기, 주방기기 등 각종 가전제품과 산업용 전자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전신은 '대우전자'다. 대우전자는 지난 1999년 '대우사태'로 그룹에서 분리된 후 2002년 지배회사인 대우일렉트로닉스에 인수됐다. 대우일렉은 선행조건에 따라 채권금융기관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했고 개선작업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대우일렉은 지난 2006년 첫 매각공고를 내고 인도 기업 비디오콘과 미국계 사모투자 펀드 리플우드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이어 2008년과 2010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협상이 진행됐지만 번번히 무산돼고 말았다. 여섯번째 협상 대상자인 동부그룹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각을 위해 결성된 대우일렉 채권단은 39개 채권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채권단의 의결권 비중을 보면 대우일렉의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KAMCO)가 의결권 57.42%를 보유하고 있고, 외환은행이 6%, 우리은행이 4% 가량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곽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