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방미, 이건희·정몽구·구본무 '빅3' 수행
정부-재계 '긴장완화' 신호탄..접점 찾기 나섰다
입력 : 2013-04-16 12:34:32 수정 : 2013-04-16 12:37:15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내달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때맞춰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꾸려진다.
 
16일 각 그룹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좀처럼 한자리에서 보기 힘들었던 재계 총수들이 이번 박 대통령 방미에 동행키로 했다.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 대신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수행단에 참여한다.
 
재계에서는 박 대통령과 재벌그룹 간 불편했던 기류가 이번 방미로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정부는 그간 직간접적으로 재계의 투자 증액을 압박해 왔으며 경제민주화를 놓고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올 들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전격 구속되는 등 총수를 직접 겨냥하는 모양새가 이어지면서 재벌개혁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여기에다 검찰, 공정위, 국세청에 감사원까지 동원될 수 있는 모든 기관이 나서 재벌그룹들을 옥죄었다.
 
이건희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박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지 않고 해외 체류 기간을 늘리자 삼성의 불편함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흘러나왔다. 실제 삼성그룹은 올해 투자규모를 발표하지 않다가 이달 4일 들어서야 정부 압박에 못 이겨 대략적 규모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은 그러면서 유동성을 강조하며 물러설 공간을 만들었다.
 
다만 이 회장이 지난 6일 귀국길에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함과 동시에 “삼성도 열심히 뛰어서 도와 드리겠다”고 말하면서 긴장 완화의 단초는 마련됐다는 게 지배적 해석이다. 박 대통령 역시 15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규제 완화를 구체적으로 언급, 경제민주화에서 일정 부분 후퇴하는 화답을 건넸다.
 
한편 이번 경제사절단은 청와대 요청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며 “이를 각 그룹에 건넸고, 지금 최종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수행 명단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은 박 대통령의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고 미국 현지에서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대통령 해외방문 수행은 2004년 9월 노무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당시 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등을 방문할 때 이 회장은 4대그룹 회장 중 한 명으로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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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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