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때문에..해외출장 인턴선발, 여성 배제 비난 확산
"남성이 일으킨 문제를 여성에 전가하는 행태"
입력 : 2013-05-21 18:16:54 수정 : 2013-05-21 18:19:51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정부가 공무원 해외 출장을 도울 현지 인턴직원 선발에서 여성을 제외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본질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태국에서 열린 제2차 아시아•태평양 물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그런데 총리실은 태국에서 인턴 3명을 모두 남자로 뽑았다.
 
이는 정부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출장 공무원들이 여성을 만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이 같은 정부의 대책은 성추행 사건의 본질적인 해결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대통령을 수행하는 고위 공직자가 주미 대사관 여직원을 성추행한 엽기적인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주위의 만류를 묵살하고 함량 미달의 윤 전 대변인을 대변인으로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사건 이후 “윤 전 대변인에게 큰 실망을 했다”고 말하며 자신도 피해자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불통이라고 지적 받은 인사 시스템도 아직 개선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이 이번 사건을 윤 전 대변인의 개인적인 문제로 축소하려고 한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SNS 등 온라인 상에서는 “윤창중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여성 인턴을 뽑지 않는 것은 여성들의 짧은 치마 때문에 성폭력이 일어난다고 믿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폭력 피해자들에게 그 책임을 지우는 가장 저열한 방식의 대책” 등 비난 글들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도 비난에 동참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문제는 남성이 일으켜놓고 책임은 여성에게 전가하려는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인 발상”이라며 “정부 스스로가 고위공직자들의 윤리의식과 행태를 믿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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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