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답이다" 북유럽 사민주의 공부하는 진보정의당
스웨덴 라르스 다니엘손 대사 "모두가 세금을 내야 복지 가능"
입력 : 2013-05-22 18:12:57 수정 : 2013-05-22 18:15:49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모두가 세금을 내야 복지시스템 유지가 가능하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절대 보편적 공감을 얻지 못한다. 부자인 당신도 언젠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해야 설득이 된다. 자비와 기부는 스웨덴에 많지 않다. 세금이 답이다. 이것이 스웨덴 복지의 핵심이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의당 주최 유럽 복지국가 대사 초청 연속강연회 '유럽을 통해 본 한국 복지사회의 미래'에 참석해 '사회민주주의, 스웨덴 보편적복지의 근간'에 대해 강의했다.
 
강연에 앞서 노회찬 공동대표는 "진보정의당은 스웨덴 같은 유럽 복지국가의 성취에 대해 배우고자 한다"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될 모델은 무조건 부만 많은 나라가 아니라 스웨덴과 같이 더 문명화가 된 나라"라고 했다. 또 시간을 내어준 다니엘손 대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진=박수현 기자)
 
다니엘손 대사는 스웨덴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지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4가지 요소를 소개하는 것으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또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회도 남녀 간 평등한 기회가 없으면 유지되지 않는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가 클수록 절대 좋은 사회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생산하는 환경에 있어서 후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니엘손 대사는 "스웨덴의 장점 한 가지는 정치적 이념과 상관 없이 다양한 정당들이 이와 같은 4가지에 대해 모두 동의를 한다는 것"이라며 "아주 강경한 보수진영도 그렇다. 스웨덴 복지시스템의 근간을 사민당이 마련했는데 지난 6년 반동안 중도우파가 집권 중이지만 시스템을 안 바꾸고 더 잘 운영하겠다고 공약해 집권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웨덴 복지제도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사회적 연대와 신뢰'를 꼽았다. 스웨덴은 다른 유럽의 국가들보다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갖고 있는데, 이는 "우리는 부패할 수 없다. 매우 투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울러 '루터교(청교도주의)의 일에 대한 관점'을 들었다. 루터교는 일은 선이고 열심히 일을 하라고 강조하는데, 이것이 스웨덴 내부에선 공유된 가치로 있다는 것. 다니엘손 대사는 "노동은 대단히 중요하다. 노동에서 세금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은 세금을 쉽게 내도록 고안했다. 이것은 공평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가 공평함"이라며 "스웨덴은 부과된 세금의 98.5%가 걷힌다. 한국은 7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부유세와 증여세, 상속세가 없지만 공정하고 효율적인 세금제도를 만드는 일에 노력했다는 얘기가 뒤를 이었다.
 
다니엘손 대사는 또한 '평등할수록 더 건강하고 강한 사회가 된다는 믿음'을 강조했다. "복지제도는 가난한 이들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라면서 그는 "이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믿어야 한다. 복지제도의 혜택을 어떤 상황에선 부자인 당신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복지를 부자가 돕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절대 보편적복지는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서 "부자도 복지의 혜택을 받게 된다는 말로 설득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그러면서 "세금이 답"이라며 "이것이 스웨덴 복지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에서 스웨덴식 제도의 도입이 가능할 것이냐는 전망과 관련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좋은 사회란 부자와 가난한 자들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은 사회"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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