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완급조절'로 신당 창당 선긋기
'내일' 창립 발표 후 "신당 창당 고민 안해"..'강약강약' 템포
입력 : 2013-05-28 16:21:47 수정 : 2013-05-28 16:24:47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7일 "지금 현재 창당에 대한 문제는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으로 세력화에 돌입한 안 의원이 다시 한 번 완급조절로 수위를 낮춘 셈이다.
 
그간 안 의원은 강약을 조절하며 신당 창당을 위한 포석을 밟아왔다. 그는 때로는 적극적으로 기존 정치권을 비판해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때로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18일 안 의원이 '광주발언'을 통해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고 인재영입을 언급한 뒤, 20일 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화에 나선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안 의원은 17일 김해 봉하마을에 들러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광주로 이동해 5.18 기념식에 참석하는 광폭행보를 선보였다.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 의원은 "관성에 젖고 기득권에 물든 기성정치가 광주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꽃을 피우기보다 여야 모두 오로지 그 열매와 과실을 향유하는데만 열중했다"고 비판했다.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이 열린 민주당의 텃밭이자 야권의 상징 광주에서 나온 이같은 발언에 정치권은 안 의원이 세력화를 천명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허나 20일 안 의원과 가까운 송 의원은 안 의원의 '광주발언'이 "여야 모두를 향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을 겨냥한 건 아니라는 취지다.
 
그런데 이와 같은 패턴은 안 의원의 싱크탱크 '내일'의 창립 선언과 "창당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안 의원의 말에서 또 다시 반복된다. '강약강약'의 형태라 할 수 있다.
 
안 의원은 22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이사장으로,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소장으로 하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을 발표했다. '내일'은 대권주자인 안 의원의 싱크탱크라는 평가다.
 
이에 여의도 정가에선 안 의원이 '내일'을 중심으로 인재영입과 정책연구 등 세력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창당 시기는 10월 재보선 이전과 내년 지방선거 이전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안 의원은 27일 참석한 포럼에서 신당 창당설을 부인했다. 안 의원의 갈지(之)자 행보에 민주당은 안 의원을 '경쟁적 동지관계'로 규정했다 철회하는 등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은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로 봤다.
 
박 사무총장은 "때로는 경쟁자적인 입장에서 겨루어야 될 것이고, 때로는 동지적 입장에서도 야권에서 함께 나아갈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이상 깊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하기가 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실의 윤태곤 비서관은 이날 최장집 교수의 노동 중심 진보정당론에 대해 "'내일'은 출범하겠다고 발표만 한 것 뿐이지, 출범은 하지 않았다"며 "도대체 누가 신당을 한다고 했나. 당이 어떻게 된다에 대해선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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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