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공세 주춤..발목 잡힌 증시 '한숨 돌릴까'
"엔저약세 속도 점차 둔화될 것"
"아베노믹스 부작용..장기적 韓증시 악재"
입력 : 2013-06-05 07:55:22 수정 : 2013-06-05 19:02:22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치솟았던 일본 증시가 급락세로 전환했다. 엔달러 환율이 한때 100엔대 밑으로까지 떨어지며 등락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증시도 주춤한 엔저공세에 한숨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엔저 속도가 완화되며 우리 증시의 개선과 수출주들의 실적회복이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일본내 공급된 엔화자금이 글로벌 시장으로 대거 흘러가는 엔캐리 트레이드 활성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그간 짓눌린 증시가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엔저 속도 완화..韓 증시 영향력 감소할까
 
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0엔 밑으로 하락하며 장중 한때 두자릿수까지 내려갔다. 같은 날 닛케이 지수도 3.7%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엔화가치 급등은 미국 제조업 지표가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고 엔화 매수세가 늘어난 것이 한 몫했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1989.51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하루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1086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431억원 매도했다.
 
SK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아베노믹스 정책은 엄밀하게 말하면 '엔저 정책'이 아니라 '엔고의 시정'"이라며 "(어느 정도 시정이 된만큼) 향후 상당기간동안 엔저 속도가 둔화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아베 정권이 많게는 200조까지 돈을 풀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준'보다는 '속도 완화' 측면에 중점을 둔다"며 "원엔환율이 1100원대를 이어가며 속도 둔화에 대한 안도감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결국 문제는 '속도'"라며 엔저와 함께 원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2분기를 기점으로 엔저 영향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반면 엔화약세가 다시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연방준비은행제도(Fed) 출구전략으로 인한 달러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완급조절이 일어나긴 했지만 다시 엔화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아베노믹스 부작용, 단기적 '호재'vs장기적 '악재'"
 
현재 일본 장기 국채 금리는 일본은행의 장기 국채 매입 지속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정부 부채 비용 증가와 금융기관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일본의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대형 수출주 호재, 외국인 수급 증가, 실적 기대감 등 한국증시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장기전이 될 경우 되려 악재가 된다는 입장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엔화약세와 원화강세의 차이가 점점 완화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수출부진에 대한 잠재적인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수준으로 글로벌 경기수준을 감안했을 때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일본증시가 하락국면을 맞이할수록 한국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 부각되며 외국인 투심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일본중앙은행(BOJ)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거세지며 금리상승이 재정부실과 결합할 경우 글로벌 시장을 넘어 국내 증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레이딩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호재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증시를 억눌렀던 여건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엔 환율 부분에 단기적으로 방향을 바뀌었을 뿐 장기적으로 봤을 우리 증시에는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수급과 증시 상승 모멘텀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는 의견이다.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상위 선진국 시장인 일본 시장과 이머징 마켓인 우리 증시는 비교우위 대상이 아니다"라며 "일본에서 돈이 빠졌다고 외국인이 한국으로 눈을 돌린다는 얘기는 삼성전자를 매도한 돈을 무명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노믹스 출범으로 주가가 잔뜩 부풀어 올랐지만 그만큼 꺼져가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라며 "장기적으로 글로벌과 한국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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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