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대화록, 편견없이 잘 살펴보라"
"평화통일 추진은 대통령의 헌법적 의무"
입력 : 2013-07-01 16:44:22 수정 : 2013-07-01 16:47:3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NLL 논란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유 전 장관은 6월30일 참여네트워크(대표 천호선)가 공개한 영상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박 대통령도 봤을 건데 NLL을 피와 죽음으로 사수했다느니 이런 얘길 하는 건 대통령 본분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헌법이 대통령에 부여하고 있는 사명이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도록 임무를 줘놨다"면서 "평화통일을 하려면 기존에 있는 분계선 등을 지키는 자체를 최고의 가치로 삼게 되면 통일을 안 하겠다는 의미다.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 책무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분단을 극복하고 조국을 평화적으로 추진해야 할 헌법적 책무를 가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상대로 노무현 대통령이 얘기했던 NLL 관련 문제, 남북평화협력 공동번영 등의 문제의식을 보면서 아무 것도 느낀 게 없이 단순히 NLL을 지키겠다, 이렇게만 반응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의심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화록을 보시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해주공단 등 현안이 중심이 돼서 대화가 이뤄졌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주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북한이 분단돼서 남북 모두 단독정부를 세워 두 개의 정부가 출현한 이후 늘 대한민국을 향해서 미국에 종속되었다, 사대주의를 한다, 자주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하면서 자기네들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확신하는 가장 유력한 논거로 삼은 게 자주"라면서 "대한민국을 비판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자주라는 이념 또는 가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자주가 좋은 가치이긴 하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하게 되면 자주가 고립으로 귀착된다. 자주가 진짜 자주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고립이 아니라 국제사회 속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가면서 해야 진짜 자주가 된다는 취지의 말씀을 간곡하게 열정적으로 했고,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말이 옳습니다'고 하면서 회의가 술술 풀려나간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NLL 포기 발언이 있었다, 없었다는 건 감정적인 논쟁"이라면서 "대통령 지정 기록물이 법에 어긋나게 공개된 불행한 사태에 있어서도 그나마 대화록 공개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좋은 결과로 갈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대화록을 진지하게 읽어보고, 북이 내세우고 있는 자주의 관념, 우리가 미국의 비위를 맞춰야 되고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진짜 우리 민족이 우리의 문제를 우리의 소신대로 결정하고 살아나가기 위해선 어떤 현명한 자세가 필요한지 등의 고민들을 깊이 할 때 민족이 비극적인 분단을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날도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은 아울러 "모든 분들께서 꼼꼼하게 대화록을 읽어보시고 현안 문제를 넘어서 민족의 미래나 국제사회 속에서 우리나라가 살아가는 방도에 대한 노 대통령의 말씀을 잘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끝으로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에게는 "대화록을 읽으면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나 박 대통령께서도 보고 싶은 방식으로만 해석하시지 말고, 그래도 한 시기에 국민의 선택을 받아서 주권의 상징으로서 나라를 대표하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 일하셨던 분이 노 대통령 아니냐.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서 전임자의 기록을 박 대통령이 편견 없이 잘 살펴서 국정운영에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오는 4일 7시30분 마포아트센터 아트홀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관해 해설하는 특별강연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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