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금융불안,달러난 재발 우려
입력 : 2009-01-18 09:33:00 수정 : 2009-01-18 10:01:08
연초부터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제2의 달러부족 사태' 재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 대형 금융기관들이 위험에 빠지면 한국의 외환시장은 곧바로 달러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정도로 취약한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달러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였던 금융기관들은 사실상 달러외채 상환을 정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등 자체적인 해결능력이 아직 복원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취약성 때문에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58.00원으로 올들어 98.50원이나 급등했다. 불과 보름만에 100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올들어 달러화 대비 원화의 절하율은 7.3%로 일본(-0.1%) 유로(-6.1%) 영국(0.1%) 호주(-5.7%) 뉴질랜드(-6.3%) 태국(-0.3%) 대만(-1.8%) 홍콩(-0.1%) 싱가포르(-3.9%) 중국(-0.1%) 등 주요국 중에 가장 컸다.

현물환과 선물환의 차이인 스와프포인트(1개월물)는 지난 9일 플러스로 돌아서 13일 1.25원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15일 -0.50원으로 반락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는 15일(현지 시각) 기준 3.86%로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7일에 비해 0.36%포인트 상승했다.

표한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경기가 금융부실을 확대하고 이는 다시 외환시장에 타격을 주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앞으로 해외 금융시장의 불안 뿐아니라 국내에서도 구조조정 등 불확실성이 많아 외환시장은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과 정부는 외화유동성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금융위기 이후 공급한 정책자금 약 377억 달러 가운데 상당 부분이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데 따른 부담이 적지 않다고 보고 정책자금의 만기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만기도래하는 은행권 단기 외화차입금(만기 1년 미만) 400억 달러를 장기차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급보증을 받아 미리미리 단기차입을 장기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으면 중장기물 차입이 그나마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차입액의 1% 수준인 지급보증 수수료에 부담을 느껴 신청을 꺼리고 있다"며 "외화 유동성이 악화될 것에 대비해 지급보증을 받고 단기차입을 장기로 돌리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4월 30일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 기간이 끝남에 따라 계약 연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장 상황에 따라 스와프 계약을 맺은 14개국에 대해 일괄적으로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이 연장되도록 한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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