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황교안 법무장관이 조명균 전 비서관 진술 여부에 대해 알쏭달쏭한 대답을 남겼다. 다만 대답 내용을 종합했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지원 대화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오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 법무부 기관보고에서 황 장관은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조명균 전 비서관이 서울지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지원 대화록 자료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삭제했다는 진술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황 장관은 “그런 확정적 진술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언론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대화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진술은 없었다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당황했다.
김재원 의원은 오후 기관보고에서 황 장관에게 삭제 진술이 있었다는 대답을 듣기 위해 거듭 질문했다.
김 의원의 질문 공세에 황 장관은 “대통령 지시를 받았느냐 여부, 삭제했느냐 여부는 다른 행위다. 지시를 받고 삭제했다고 질문을 해서 확정적인 진술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며 “삭제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는 한 것 같은데 진술 내용에 여러가지가 있다.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며 추가 답변을 했다.
김 의원은 황 장관의 추가 답변을 “삭제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황 장관의 말을 분석해보면, 황 장관이 언급한 ‘삭제’는 이지원 전자문서가 아니라 청와대 문서 보관본을 삭제하라는 지시였을 가능성이 높다.
조 전 비서관은 노무현 재단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다음 정부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국정원에 대화록 문서를 남기고 이지원 보고자료 외에 청와대 문서 보관본은 파기하도록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이 이지원 대화록을 직접 삭제했다는 진술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이 이지원 대화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언론보도가 사실이냐”라고 질문하자 “언론보도가 다 정확한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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