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 농구 최강전)예비스타 탄생 속 흥행 '성공'
잇따른 판정 문제 등은 개선해야
입력 : 2013-08-23 09:54:27 수정 : 2013-08-23 09:57:54
◇지난 15~22일까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프로-아마 최강전이 고려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평균 4087명이 체육관을 찾은 가운데 농구 인기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당장 내년부터 벌어질 프로와 아마추어간 기량차와 이들 사이의 다른 규칙 적용에 따른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올해로 2회째를 맞은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은 고려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흥행에 성공한 대회로 기억될 만 하다. 
 
22일 열린 상무와 고려대의 결승전에는 6072명이 농구 코트를 찾았다. 대회 기간 평균 관객수는 4087명으로 지난 1회대회 1781명의 2배를 훌쩍 넘었다.
 
남자농구대표팀이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서 16년 만에 농구월드컵(구 세계선수권) 티켓을 획득한 것이 농구열기의 불을 지폈다.
 
프로팀들은 지난해와 다르게 주전 선수들을 기용했다. 지난 대회는 프로농구 시즌 중반에 열려 부상과 체력적인 부분을 걱정해 몸을 사렸지만 이번에는 시즌 전이라 달랐다.
 
대학과 상무도 대표팀 출신 주축 선수들을 내세우며 패기로 맞섰다. 잠실학생체육관이 주차난에 시달릴 정도로 관중들이 몰려들면서 행사 관계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평일 오후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김민구, 이종현 등 예비 스타들 탄생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예비 스타들의 탄생이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이번 대회에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김종규, 김민구(이상 경희대)와 이종현(고려대)은 한국 농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로 주목받았다. 허재 KCC 감독의 아들 허웅(연세대)도 지난 1회 대회에 이어 다시 이름을 알렸다. 허웅은 SK와 만난 지난 15일 인터넷 검색어 실시간 순위 4위까지 올랐다.
 
이종현은 우승컵과 MVP를 동시에 손에 넣으며 한국 농구계의 확실한 기대주로 자리 잡았다. 평균 22득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외국선수가 빠진 무대에서 그의 적수는 없었다.
 
이런 이종현을 두고 한쪽에서는 "일찍 프로에 데뷔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이종현의 스스로의 결정이 중요하다"면서도 "인격적인 성장이나 선수 개인이 대학에서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길 바란다"며 졸업 후 프로 진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그를 지도했던 유재학 감독이 "국내에서 작은 선수들 하고 그렇게 해봐야 평가가 안 된다"고 이종현을 언급할 만큼 프로 조기 진출여부가 앞으로도 화제가 될 전망이다.
 
◇"값진 실전 경험했다" 한 목소리
 
고려대와 모비스의 지난 21일 4강전 직후 양동근은 "중국이랑 한 것 같다"며 "이종현 뿐만 아니라 (고려대)모든 선수들의 신장이 크다"고 말했다. 대학 선수들의 체격조건이 좋아져 맞붙기 쉽지 않음을 털어놨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농구 자체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어 그는 "연습게임보다 긴장감 있었고 즐거웠다. 이런 대회를 대학과 함께 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시즌 기간 프로팀들은 대학과 연습게임을 많이 치른다. 이 때문에 "수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좋은 경험"이라는 게 선수들의 목소리다.
 
이종현은 "과거 프로 선수들이 체육관에서 함성 소리를 듣는 것을 보며 얼마나 벅찰까 생각했다"며 "그런데 나한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름을 불러주니 가슴이 벅차 올랐다"고 말했다. 프로는 시즌 전 팀을 다듬고 대학과 상무는 큰 경기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에서 서로 도움이 된다는 게 중론이다.
 
◇이슈를 만들었다? 심판 판정에 '폭탄 발언'
 
하지만 심판 판정을 두고 잇따라 터져나온 잡음은 이번 대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상무 윤호영은 결승에서 패한 직후 "대회가 이슈를 만들기 위한 것이냐. 이건 스포츠다"라며 직접적으로 심판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경기 막판 박빙의 상황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평소 불만이나 거침 없는 말을 잘 내뱉지 않던 윤호영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주목도가 높았다.
 
최부영 감독 또한 지난 20일 4강전에서 모비스에게 패한 뒤 "이렇게 하면 대회를 할 필요가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가자는 것인데 왜 굳이 대학이 지고 프로팀이 올라가는 거라면 이 대회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최 감독이 제기한 문제는 석연치 않은 속공파울과 한국프로농구연맹(KBL)룰 적용에 따른 대학팀의 불리함이었다. 아마추어 대회는 국제농구연맹(FIBA)룰로 대회를 치른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KBL의 룰이 엄연히 달라 대회 전에 FIBA룰로 하자고 했는데 KBL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어차피 프로 선수들도 국제대회 나가면 FIBA룰로 경기를 하느데 왜 받아들이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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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