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첫 도전 보아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이은진 PD "보아 연기 점수는 75점"
입력 : 2013-09-05 16:48:30 수정 : 2013-09-05 16:51:46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가수로서 벌써 데뷔 13년차. 어린 나이에 일찍 연예계에 입성한 보아는 26세에 불과하지만 또래 아이돌 가수들로부터 대선배로 불린다. 가수로서 혹은 심사위원으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아시아의 별'이라는 칭호를 얻은 그가 드라마 연기자로서 첫 발을 딛는다.
 
보아는 오는 11일과 12일 양일간 방송되는 KBS2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에서 늘 연애 초반 남자들에게 배신당하는 희대의 집착녀 주연애를 연기한다.
 
가수로서는 최고의 위치에 서 있었던 그가 연기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 캐스팅 단계부터 관심이 높았다.
 
5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그랜드 앰버서더 호텔에서 '연애를 기대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사진제공=KBS)
 
"연기력 논란 두려워"
 
보아는 연기자로서 이 작품에 들어가는데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연출을 맡은 이은진 PD가 약 3주동안 보아의 캐스팅을 두고 시간을 끌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별'인데 2부작 드라마 출연을 두고 3주를 기다린 것에 대한 자존심이 상하지는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보아는 "사실 큰 기대를 안 했다. 감독님이 나를 별로 안 좋아했다. 큰 기대를 안 하다가 자꾸 보자고 하더라. 3번 봤는데 만날 때마다 긴장도 풀어주고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감독님의 고민을 빠뜨린게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해 좋든 안 좋든 고민을 해준 점, 계속 지켜봐 준 점에 대해 고마움을 느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본이 정말 재밌었고, 2부작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적었다. 연기를 시작하기에 좋은 환경의 드라마고, 사전제작이라는 점 역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 함께 출연하는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을 비롯해 미쓰에이 수지, 카라 한승연, 2AM 임슬옹 등 다양한 가수들이 드라마에 등장하고 있다. 가수 선배 격인 보아는 후배들에 비해 늦게 연기에 도전을 한 셈이다.
 
가수들이 연기자로서 첫 발을 떼면, '연기력 논란'이 나온다. 보아 역시 그러한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보아는 "가수나 심사위원 이미지가 강하다. 이번에는 주연애라는 캐릭터로 드라마에 임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수 보아를 찾기 보다는 드라마 자체를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가수들이 연기를 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가수가 연기를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는 시선이다. 지금의 나 또한 굉장히 두려운 상태다"라며 "그저 드라마 자체를 잘 봐주셨으면 좋겠고, '주연애로 보였다'는 말만 들어도 성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은진 PD의 돌직구 발언이 있었다. 보아의 연기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75점'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연출가들이 출연 배우가 연기를 잘하든 못하든 공식석상에서만큼은 '립서비스'를 해주는데, 이 PD가 보아에 대해 75점이라고 밝힌 점은 이례적인 부분이었다.
 
이 PD는 "내가 75점을 준 이유는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더 잘 할 수 있는데 아직 처음이고 저를 만나서 그 빛을 다 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친구다"라면서 "보아가 이 작품에 임해준 자세와 열정에 감사함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아는 "현장에서 내게 대해주신 것에 비하면 많이 주신 것 같다. 처음부터 높은 점수를 받으면 나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사진제공=KBS)
 
"왜 연기를 하냐고?"
 
2부작 '연애를 기대해'는 사전제작으로 진행됐다. 연기에 첫 도전한 보아는 "즐거움과 고통이 가득했던 현장"이라고 말했다.
 
보아는 "드라마 제작환경이 아무래도 힘들었다. 사전제작이라고 하지만 스케줄이 빡빡했고 남산이나 홍대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촬영했다. 육체적으로 힘들다보니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는 상황이 많았다"면서도 "작품을 끝내고 나니까 보람도 크고 즐거움이 몰려왔다"고 설명했다.
 
연기자 보아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들과 교감할 생각일까.
 
"욕심을 내기 보다는 천천히 나서고 싶어요. '왜 연기를 하냐'고 물어보는데, 가수로서 정점을 찍었다고 안주하고 싶지 않아요. 나이도 어리고, 앞으로 연예인으로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보아가 출연하는 '연애를 기대해'는 오는 11일과 12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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