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누리당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 음모 사건을 빌미로 대야 공세 모드를 취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응하지 않아도 정기국회를 단독으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국회 선진화법에 의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새누리당도 마냥 강경 일변도로만 일관할 수는 없어 정국 정상화의 해법 모색에 부심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까지 정기국회 의사일정 합의가 되지 않으면 상임위를 열겠다"면서 "이제 더 이상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놔둘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예고했다.
최 원내대표는 "국회 개회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결산조차 못하고 있고 의사일정 협의도 지지부진하다"면서 "국회법에 따른 정기국회 회기는 100일에 불과해 이대로 추석을 맞이하면 금쪽 같은 3분의 1의 시간이 날아간다"고 우려했다.
대선 개입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여당 단독으로 상임위 개최 등의 행보를 벌이겠다는 통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유일호 대변인은 이날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단독으로라도 하겠다는 것은 상임위 진행을 단독으로라도 소집을 하고 야당이 들어오기를 바란다는 뜻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선진화법에 의해 뭘 처리를 하려면 국회가 여야 간 합의를 해야 된다"면서 "저희가 단독으로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저희로서는 오늘이라도 합의가 돼서 어느 정도 일정이 가시권 안에 들어와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의사일정 합의를 거부하면 정기국회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누리당이 단독 강행 불사 움직임을 내비친 것은 압박과 회유를 동반한 방책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석기 내란 사태로 대선 개입 국면이 전환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주당에 '민생 외면' 프레임으로 압박함과 동시에, 퇴로의 명분을 찾을 수 있도록 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또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대변인은 "그것(양자회담)이 있어야만 국회 정상화가 된다고는 동의하지 않지만 야당은 어쨌든 그것을 요청하고 계신 상태이고 저희로서도 여야와 대통령께서 같이 만나시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지금 원내외 병행투쟁이지만 장외에 나가있는 형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그런 형식으로 푸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빨리 하면 좋다. 아마 조금 서로 간에 물밑에서의 대화는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사진)는 "지난 3일 (정기국회) 전체일정 협의를 요청했으나 민주당의 비협조로 아직까지 되지 않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대화를 통한 타협적 모색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진=박수현 기자)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