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고부가 합성수지로 유럽시장 공략 시동
이탈리아 1위 업체에 합성수지 공급..LG화학 브랜드로 판매
입력 : 2013-10-24 16:00:00 수정 : 2013-10-24 16:11:0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화학이 이탈리아 1위 석유화학 업체와 손잡고 유럽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독자기술 기반의 고부가 합성수지 제품을 내세워 수익성 확보와 유럽 내 인지도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051910)은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베르살리스 본사에서 박진수 사장, 다니엘레 페라리 사장 등 양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유럽시장 개척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전했다.
 
에니(Eni) 그룹이 100% 지분을 소유한 베르살리스는 이탈리아 1위 석유화학 회사로, 밀라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에 14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비롯해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 규모는 64억유로(한화 약 9조2000억원)에 달한다.
 
양해각서는 LG화학이 한국에서 생산한 메탈로센계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mLLDPE)을 베르살리스에 제공하고, 이를 베르살리스가 유럽시장에 대규모로 공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아시아, 유럽 지역의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신용도 제품 공동 개발에도 양사가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mLLDPE는 메탈로센계 촉매를 적용해 만든 열가소성수지의 일종으로 LG화학이 독자 개발한 제품이다.
 
인장강도가 높고 압출이 쉬워 주로 농·공업용 필름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식품용 필름 등으로 쓰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mLLDPE 시장은 지난해 기준 390만톤 수준에서 2017년 약 580만톤 규모로 연평균 8%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제품 합성의 핵심인 촉매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세계적으로도 소수에 불과하다"며 "제조 기술이 복잡해 일반 폴리에틸렌 대비 20% 이상 가격이 비싼 고부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번 제휴를 통해 석유화학사업 분야에서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석유화학 제품은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증가로 주로 역내에서 생산해 역내에서 소비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역외 거래의 경우 장기 계약보다는 일회성 스팟(spot) 계약이 대부분이었다.
 
LG화학 관계자는 "화학산업의 발원지인 유럽 시장에 한국 기업이 독자 개발한 기술 기반의 제품을 장기 계약을 맺어 대규모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자평했다.
 
특히 베르살리스를 통해 유럽에 판매될 제품은 LG화학의 로고가 표시된 포장 그대로 팔리기 때문에 유럽 시장에서 LG화학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도 함께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수 LG화학 사장은 "이번 합작을 통해 유럽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는 한편 지속적인 역외 시장 개척활동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화학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수 LG화학 CEO 사장(오른쪽)과 이탈리아 베르살리스 다니엘레 페라리 사장이 이탈리아 밀라노 본사에서 유럽 시장 개척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LG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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