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또 뒷걸음질
입력 : 2013-11-21 16:53:50 수정 : 2013-11-21 16:57:3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폴리실리콘 가격이 또 뒷걸음질이다. 중국 내 스팟 거래가 주춤한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은 재고 부담까지 떠안았다.
 
모듈 역시 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EPC(설계·구매·시공) 사업자들이 낮은 가격의 모듈을 선호해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의 수요는 매 분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품 가격은 수요에 역행하고 있다.
 
21일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주보다 0.06% 하락한 킬로그램(kg)당 17.86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모듈 가격은 0.43% 내린 와트(W)당 0.70달러로 나타났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들어 갈지자 행보가 반복되고 있다. 올 초 kg당 15달러 선에 머물다 3월 들어 18달러대로 반등했다. 미국과 한국, 유럽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중국 상무부의 반덤핑 예비판정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반등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반덤핑 예비판정이 미뤄지면서 한 달 반 만에 16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로 거래가 주춤해진 탓이다.
 
9월 들어 18달대로 재진입하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7주 만에 물거품이 됐다. 수급이 여전히 균형점을 찾고 있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PV인사이트 측은 "중국 내에서 폴리실리콘 현물 거래가 주춤하다"면서 "일부 업체들은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전방 업체들이 원가 절감에 나선 것도 가격 하락의 한 요인으로 해석했다. 잉곳과 웨이퍼 업체들이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재생 폴리실리콘과 저순도 제품의 사용량을 늘리면서 고순도 제품의 수요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의 수요가 매 분기 늘고 있지만,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수익성 회복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는 원가인하 압박을 받는 전방업체들의 영향을 받은 게 크다"고 말했다.
 
모듈 가격도 지난 8월 중순 0.7달러대로 올라선 뒤 석 달째 소강상태다. 중국 내 EPC(설계·구매·시공) 사업자들이 모듈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탓이다.
 
유럽과 일본 사정도 여의치 않다. 유럽 시장에서는 쿼터 제한에 걸린 중국 업체들의 공백을 틈탄 비 중국계 모듈 업체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도 중국과 비 중국 업체 간 시장 선점을 위한 가격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수요가 매 분기 늘고 있지만, 업체들의 회복 속도는 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면서 "현 상황은 그간 낮았던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리고, 그에 따른 고정비 절감을 기대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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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