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글로벌 10대뉴스)큰 별은 지고 여풍은 거세
테러 위협 늘고 영유권 분쟁 고조..亞 환경이슈도 부각
입력 : 2013-12-30 10:00:00 수정 : 2013-12-30 11:06:56
[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사경·史鏡)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미래가 가져다주는 불확실성을 무방비 상태로 맞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되돌아보라는 뜻이다. 
 
미국발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를 불안에 떨게 했고 필리핀 태풍, 세계 각지의 테러가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컸던 한 해였다.
 
뉴스토마토는 올 한 해가 다가올 2014년의 의미있는 '사경'이 되기를 바라며 반추해볼 만한 '2013년 글로벌 10대 뉴스'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미국 NSA 도·감청 의혹..스노든의 폭로 
 
올 한 해 오바마 행정부를 궁지로 몰았던 미국 국가안보국(NSA) 도청 사건은 전세계적으로 ‘사이버 보안’ 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 사건이었다. 
 
NSA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했던 그는 지난 6월10일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NSA가 프리즘 감시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세계적으로 무차별적인 전화도청과 이메일 해킹에 나선 바 있다"고  밝혔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의 NSA 데이터 수집센터. (사진=로이터통신)
 
가디언 측은 그동안 보도한 전화도청·이메일 해킹 사례가 전체 자료의 1%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내년에도 사이버 보안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빈자의 아버지’ 프란치스코 1세 즉위..1282년만에 非유럽권 교황
 
올해는 1282년만에 비유럽권 출신 교황이 즉위한 해이기도 했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2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뒤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지난 3월19일 제 266대 교황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는 천년만의 비유럽권 출신 교황이라는 타이틀 뿐 아니라 근검절약하는 생활로도 주목을 받았다. 프란치스코라는 그의 세례명은 '빈자의 아버지'를 뜻하기도 한다. 
 
동성애에 대한 열린 태도,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 주장 등을 통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오르기도 했다. 
 
넬슨 만델라 서거,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도 세상과 '작별'
 
세계를 풍미했던 거물들이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14년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장기 집권했던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3월5일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데 이어 영국 경제의 한 획을 그은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가 지난 4월9일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부인과 함께 웃고 있는 故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사진=로이터통신)
 
지난 5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산 증인으로 꼽히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전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케냐 쇼핑몰·보스턴 폭탄테러..글로벌 테러위협 고조
 
지난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는 러시아계 이민자 출신 형제가 저지른 압력밥솥 폭탄테러로 3명이 숨지고 260여명이 다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구촌을 놀라게 한 테러 사건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지난 9월21일에는 케냐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주차장이 비명 소리로 가득 찼다. 알-카에다 등 다양한 서방 국적 테러범들이 가담해 무고한 민간인만 60명 넘게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글로벌화로 다양한 인종·문화·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게 된 부작용으로 꼽히는 글로벌 테러 위협은 여전히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태풍 하이옌 필리핀 강타..수만명이 '폐허'속으로
 
최대 순간풍속 시속 379km에 달하는 슈퍼 태풍이 필리핀을 강타한 지난 11월8일은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태풍 하이옌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 수해현장.(사진=로이터통신)
 
이 슈퍼 태풍은 최소 600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1800명을 생사를 알 수 없는 행방불명 상태로 만들었다. 이재민 수는 400만명에 달했다.
 
전세계 50여국에서 5억달러의 긴급 구호금을 지원했지만 최대 피해지역인 필리핀 타클로반에서는 아직도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제적 손실 또한 막대했다. 필리핀 정부는 태풍 피해로 4분기 경제성장률이 최대 0.8%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리아 화학무기 학살..국제사회 비난 여론 봇물
 
3년 째 계속돼온 시리아 내전은 시리아 뿐 아니라 전세계를 우려케하는 이슈였다. 특히 올해는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소 500명이 사망하는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해 또 한 번의 생채기를 냈다.
 
지난 8월21일 일어난 이 사건의 배후로 미국 등 서방진영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목했고 보복을 위한 시리아 공습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자칫 물리적 충돌로 번질 뻔한 이 사건은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화학무기폐기안에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작업을 주도해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獨 메르켈 총리 3선 성공·남미 국가 여성 수장들과 '엄마리더십' 발휘
 
남미 여성 3인방 대통령부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까지 ‘엄마 리더십’을 내세운 여성파워가 유독 돋보인 한 해였다.
 
◇3선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獨 총리.(사진=로이터통신)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선에 성공하며  2017년까지 임기 4년의 총리로 유럽 1위 경제대국을 이끌게 됐다. 임기를 모두 채울 경우 11년 6개월 집권한 마가릿 대처 전 영국 총리보다 오래 일한 최장수 여성총리가 된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이 4년만에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남미 주요 세 나라 대통령직은 모두 여성이 차지하게 됐다.  
 
막강한 여성파워는 내년에도 여지없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방공식별구역 설정 문제..영유권 분쟁 '하늘까지'
 
그동안 주변국들과 크고 작은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중국은 지난 11월23일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했다.
 
중국은 CADIZ에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뿐 아니라 한국의 이어도 상공도 포함해 주변국들의 심기를 자극했다.
 
이 지역은 주권의 영향이 미치지는 않지만 타국 군용기가 통보 없이 침범할 경우 퇴거를 요구할 수 있는 지역이다. 
 
만일 이를 거부할 경우 무력을 동원한 ‘방어적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해 아시아 3국 간에는 한 겨울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집트 군부 쿠데타로 무르시 대통령 축출..중동의 봄은 어디로
 
멀리 중동에서도 봄의 문턱을 넘지 못한 냉랭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물러난 후 정권을 이어받은 지 1년만에 무르시 대통령이 축출된 것이다.
 
◇이집트 폭탄테러 현장.(사진=로이터통신)
 
이후 이집트 군부의 지원을 받는 과도정부가 출범했지만 반정부-친정부 대치가 계속되는 와중에 폭탄 테러 등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마침내 이집트 군부는 지난 25일 무슬림 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선포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무슬림 형제단은 축출된 무르시 대통령의 주요 지지 세력으로 반정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중국 살인 스모그·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악화..亞 환경 이슈 대두
 
급격한 경제 성장과 혹한으로 발생한 중국 스모그,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유출사건의 후유증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중국 45개 도시의 대기오염 상태를 ‘심각’으로 규정하고 있고 후쿠시마 제1원전 근처 지하수에서는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중국 발 스모그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등 우리나라도 직접적 피해의 사정권 안에 들게 돼 아시아 지역 환경 문제가 '생존 이슈'로 등장한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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