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임단협, 산 넘어 산
입력 : 2014-06-09 15:57:52 수정 : 2014-06-09 16:02:24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오는 10일 제8차 교섭에 들어간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1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단협에 돌입했다. 협상 주도권을 향한 신경전 속에 서로의 요구안을 주고받은 상황으로,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은 없다.
 
통상 여름휴가가 끝나는 시점부터 추석 직전 무렵에 최종 협상이 타결되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시간적인 여유는 있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올해 임단협 타결이 예년처럼 수월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관측은 지난해 10월 상대적으로 강성으로 분류되는 정병모 위원장이 노조위원장에 당선되면서 나오기 시작됐다. 여기에 통상임금 이슈와 작업장 안전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사측에 기본급 13만2000원 인상, 성과금 250% 추가인상을 비롯해 통상임금에 명절 귀성비와 휴가비, 상여금 등을 포함할 것 등을 요구했다. 기본급은 지난해 인상분 3만500원의 4배 넘는 수준이다.
 
아울러 50여개의 단체협약과 휴양소 매입 및 운영, 주차장 건립과 출퇴근 버스 운행, 전임자 임금지급 등 별도 요구안도 포함됐다.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수당 감소도 노조의 불만사항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2년 임단협에서 정년을 만 58세에서 60세로 늘리는 대신 58세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통상임금의 경우 노조는 지난해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2년 12월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사측에서는 노조가 요구하는 통상임금 적용 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치만 추가부담이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조의 작업중지권 확보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최근 악화된 경영환경 때문에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저가수주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적자를 냈다. 신규 수주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저조하다. 현대중공업은 올 5월 누적기준 82억달러를 수주해 전년 동기 116억달러와 비교해 29.3% 수주가 감소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임금 인상과 관련된 부분이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임에도 성과에 따른 분배와 복지 면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여년 만에 강성노조를 표방한 정병모 위원장이 선출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같은 울산에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와 임금 격차가 벌어진 점도 강성노조 결집에 한 몫을 했다.
 
이에 노조는 오는 12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에서 노조 주도로 결의대회가 열리는 것은 10여년 만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는 19일 11차 협상 이후부터 주 2회(화·목) 협상에서 주 3회(월·수·금)로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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