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040조, 또 최대치 경신..저소득층 빚 상황 나빠
입력 : 2014-08-26 12:00:00 수정 : 2014-08-26 12: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가계부채가 1040조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특히 가계 빚이 제2금융권을 포함한 비은행권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1040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60조4000억원(6.2%) 늘었고, 전 분기 말보다 15조1000억원 (1.5%) 증가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축소됐지만 2분기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5000억원으로 14조8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 중 예금은행의 대출 잔액은 489조6000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8조3000억원이나 늘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혼합형대출(고정금리+변동금리 구조) 취급을 확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계대출의 신규고객 고정금리 비율은 지난 1월 14.5%에서 6월 42.3%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가계대출중 잔액기준 고정금리 비중도 25.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구조의 개선을 위해 은행에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늘릴 것을 요구하면서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문제는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고정금리로 갈아탄 대출자들이 손해를 입게되면서 다시 가계대출 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DTI와 LTV완화로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있다"며 "이번에 손해를 본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변동금리로 갈아타고, 신규 가입자들이 변동금리 대출을 다시 선호하게 되면 결국 금리구조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의 가계부채 질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2분기에 제2금융권(비은행권)의 가계부채 잔액은 21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 분기에 비해 2배나 확대됐다. 지방 중심의 비은행권에서 지역 밀착형 관계금융을 위주로 하는 비은행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가계 빚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질적 악화는 큰 문제이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부장은 "제1금융권의 대출 한도가 다 찬 일반인들이 제2금융권을 찾으면서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증가하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제2금융권 위주로 가계부채가 늘면 부채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주열 한은총재도 지난달 한 강연에서 우리나라 경제의 향후 과제 중 하나로 취약 계층의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주열 총재는 "대구모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은 낮지만 특정부분 가계부채 취약성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저소득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과다채무가구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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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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