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전성기 되찾기)③공격적 마케팅·수출 확대가 부활 해법
시장 활성화 위한 국내외 전략과 경쟁 필요
입력 : 2014-10-30 09:00:00 수정 : 2014-10-30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주류 시장의 '소맥' 열풍과 일본 수출량 급감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막걸리 업계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류 트렌드에 밀리지 않기 위한 제품 출시뿐만 아니라 젊은 층의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접점을 늘리는 마케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또 내수와 함께 막걸리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수출 시장의 확대를 위해 기존 판로를 다양화 하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수출로만 제한했던 대기업의 막걸리 사업 허용 범위를 넓혀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 중심의 수출 판로 다변화 추세
 
'소맥'의 유행과 함께 주류 시장에서 저도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막걸리 업계도 이에 맞는 RTD(Ready To Drink) 형태의 캔 제품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 알코올 도수 4도인 국순당(043650) '아이싱(iCing)'을 시작으로 알코올 도수 3도인 서울탁주의 '이프(Ee:FF)'와 우리술의 '미쓰리(me3)' 등이 유통 중이다.
 
이중 국순당 '아이싱'은 지난해 12월부터 스몰비어 프랜차이즈 '압구정 봉구비어' 전국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아 함께 그동안 일본에만 치우쳤던 막걸리 수출에서 벗어나 판매 지역을 다양화 하는 것도 업계의 과제 중 하나다.
 
국순당은 지난 8월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에 이어 이달부터 인도에 '국순당 쌀막걸리'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배상면주가는 일본, 싱가포르에 '느린마을 막걸리'와 '신선 막걸리'를, 프랑스, 홍콩에 '신선 막걸리'를 수출하고 있다.
 
이중 '느린마을 막걸리'는 매월 각 수출국에 5000병 정도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넣지 않고 쌀의 함량을 높인 고급 막걸리로 자리 잡았다.
 
A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중국, 미국 등 주로 교민을 대상으로 한 판매가 위주였으나,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제는 현지인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과 함께 수출 판로를 다변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서울탁주 '이프', 우리술 '미쓰리', 국순당 '아이싱'. (사진제공=각 사)
 
◇젊은 고객층 대상의 마케팅 활동 강화
 
막걸리가 웰빙 품목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인기를 끌었지만, 여전히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전통주란 인식이 강하다.
 
이에 업계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 출시와 함께 소주, 맥주와 같이 어디서든 쉽게 마실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국순당은 올해 3월 서울 신촌에 우리 술을 직접 가져다 마시고, 안주류는 무제한으로 즐기는 새로운 외식 브랜드 'Mr. B(미스터 비)'의 직영점을 선보였다.
 
현재 국순당과 배상면주가는 전통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우리술상'과 '느린마을양조장&펍' 매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국순당은 또 지난해 4월 직접 배양한 전통식 누룩과 막걸리 전용 효모를 사용하고, 기존에 지역명을 활용하거나 '○○막걸리'란 일반적인 브랜드명이 아닌 '대박'이란 제품을 내놨다.
 
제품 출시와 함께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하고, 광고를 방영하는 등 강력한 마케팅을 펼쳐 지난 한 해 동안 2000만병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해 참살이는 생막걸리의 유산균이 오래 살아 있도록 국립한경대학교와 공동 연구로 개발한 벌꿀 발효로 만든 '꿀 막걸리'를 출시했다.
 
배상면주가는 프리미엄 전략의 하나로 아스파탐을 넣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쌀로 만든 '유기농 막걸리'를 유기농 전문점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국순당 'Mr. B' 매장 이미지. (사진제공=국순당)
 
◇업계 "대기업 참여로 시장 규모 키워야"
 
막걸리 시장 부활을 위한 마케팅과 연구개발, 수출의 확대는 대기업이 참여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내수 시장에서 확장 또는 진입을 자제하고 수출에만 전념하도록 막걸리 업종은 지난 2011년 10월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됐다.
 
올해 9월 3년의 만료 기간이 찾아왔지만, 재지정 여부에 관한 결론이 나지 않아 두 달이 늦춰진 11월 말까지 연장된 상황이다.
 
B업체 관계자는 "한때 시장이 호황일 때 여러 대기업이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모두 손을 뗀 상태"라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닌 대기업도 경쟁에 참여하도록 해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막걸리가 성장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대기업이 유통망을 활용해 내수와 수출 사업에 진출한 것처럼 다시 시장이 반등하면 자연스러운 규모의 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와 같이 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제한된다면 일부 중소업체의 점유율만 굳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내 막걸리 시장은 7개 회원사가 각자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는 서울탁주제조협회가 지난해 매출액(1413억원) 기준 33.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기업 관계자는 "가장 큰 수출 대상이었던 일본은 예전과 비교해 막걸리 시장이 심하게 줄어든 상태"라며 "다만 국내 시장이 다시 살아난다면 중소업체와의 협력 등 사업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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