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美 셰일가스 '제동'..다음은 中 CTO?
입력 : 2015-02-09 14:59:41 수정 : 2015-02-09 14:59:41
◇LG상사가 지난 7월 중국 네이멍구에서 상업 생산에 들어간 석탄화학 공장.(사진=LG상사)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화된 저유가로 미국의 셰일가스·오일 생산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중국 석탄화학에까지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가와 셰일가스, 석탄화학은 서로 물고 물리는, 변수가 복잡한 삼각관계에 놓여 있다. 함수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에너지 지형도 또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중국은 그간 고유가 국면이 지속되자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자원을 활용하는 올레핀(CTO·Coal to Olefin) 설비를 늘려왔다. CTO를 통해 석유화학 원료와 합성수지 소재 등의 자급률 상승을 꾀한 것.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60%를 넘어서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CTO를 잠재적 위협 요소로 보고 예의주시해 왔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인 국제유가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CTO의 경쟁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9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CTO를 기반으로 한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산능력은 총 899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연말 대비 51% 증가한 규모로, 303만톤 규모의 신·증설이 완료되면 CTO가 중국 전체 석유화학 생산능력에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2%포인트 상승한 15%에 이르게 된다.
 
특히 올해 중국 내에서 진행될 에틸렌 신·증설의 경우, NCC(나프타분해센터)는 전무한 가운데 CTO에서만 진행될 예정이다. 에틸렌을 가공한 폴리에틸렌은 136만톤, 프로필렌의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폴리프로필렌은 156만톤이 추가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원자재인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로 내려와 원가경쟁력에서 CTO 기반의 석유화학 제품이 NCC에 추월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지난 1월 기준 감가상각을 포함한 에틸렌의 생산원가를 NCC는 톤당 600달러 초·중반대, CTO는 700~800달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은 통상 원자재 가격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CTO에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CTO는 투자금액 대비 생산규모가 작은 탓에 감가상각비가 톤당 300달러대로 고정돼 있다. 유가급락으로 석유화학 제품 판가하락이 지속되면서 CTO의 마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의 CTO 신·증설이 계획대로 추진될지 여부를 놓고 전망이 분분하다. 윤재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CTO는 고유가를 전제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경제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원가경쟁력 약화로 향후 중국 석유화학 플랜트 증설 취소와 지연 발생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중국 내에서 신·증설이 CTO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유가급락으로 CTO의 가격 우위가 사라져 현 수준에서는 NCC와 원가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은 수요 대비 에틸렌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증설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프로필렌은 PDH(프로판 가스로 프로필렌을 만드는 설비) 신·증설도 함께 추진되고 있어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CTO는 생산능력이 증가세이긴 하지만, NCC 대비 수율이 낮기 때문에 아직 국내 기업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다만 중국 내수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자급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연구개발을 통한 프리미엄 제품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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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