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실적 안좋고 고평가된 주식 판다
현대차·신세계·파트론 등 매도세 몰려
입력 : 2015-06-22 15:53:11 수정 : 2015-06-22 15:53:11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도세가 집중된 종목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5월19일~6월19일)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현대차, 신세계, SK, 이마트, 롯데칠성 순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 3423억55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주가는 20% 하락했다. 외국인은 또 신세계(1353억5300만원), SK(1295억400만원), 이마트(1237억3400만원), 롯데칠성(1219억4300만원) 순으로 매도세를 보였다. 신세계와 이마트, 롯데칠성의 주가도 5~9% 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별 특성이 강해 이들 종목에 대한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외국인투자자들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마켓에서 주식 비중을 줄여가고 있는 가운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종목에 대해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7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또 너무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섹터별로 실적 모멘텀이 없는 종목에 대한 매도 성격과 오르는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 등이 겹친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별적인 이슈가 주된 원인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판매 부진과 달러 외 유로화 등의 이종통화 약세, 할인 판매 증가 등의 영향이 외국인 매도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5월 글로벌 출고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38만9000대로 집계됐고,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1조8800억원)를 7.3% 가량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자동차 섹터의 투자심리가 당분간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 SK와 관련해 “SK C&C와의 합병을 앞두고 종목당 투자 비중을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합병을 앞두고 한 회사에 대한 총 투자금액을 줄이려고 판 게 아닌 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는 파트론(392억6000만원), 셀트리온(390억6900만원), 파라다이스(380억7900만원), 메디톡스(303억5000만원), 한국토지신탁(180억4200만원) 순으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컸다. 이 기간에 파트론과 셀트리온, 파라다이스의 주가는 각각 20.28%, 1.84%, 11.43% 미끄러졌다.
 
배성영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경우도 유가증권시장과 전반적으로 비슷하다”며 “파트론처럼 정보통신(IT)종목들은 실적 전망이 대체로 좋지 않고, 메디톡스는 기관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주가가 많이 올라 일부 차익매물이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파트론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1.3%, 18.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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