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6월 수출 크게 개선…부양 기대감 사그라들까
하반기 수출 전망 밝아…중국 성장 둔화 변수
입력 : 2015-07-23 14:31:19 수정 : 2015-07-23 14:46:59
지난달 일본의 수출이 크게 개선되며 하반기 무역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엔저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수출 경기를 견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표 개선으로, 추가 부양책이 시행될 개연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제로 수준인 물가 등 다른 경제지표와 중국 성장 둔화를 감안할 때 연내 추가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수출 5개월래 최대폭 증가
 
23일(현지시간)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10.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직전월의 2.4% 증가에서 크게 개선됐다.
 
일본의 수출은 10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나타냈고 있다. 다만, 지난 3~5월까지 증가폭이 둔화돼 수출 경기 우려감이 커졌으나 지난달 지표가 5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이를 불식시켰다.
 
6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해 전문가 예상치인 4.0% 감소를 상회했다.
 
무역수지는 69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의 기대치인 50억엔 흑자에는 부합하지 못했지만 직전월(2160억엔 적자) 대비 적자폭은 크게 줄었다.
 
엔저 효과에 따라 자동차와 전자제품 판매 호조로 전 지역에 걸쳐 골고루 성장했다.
 
지역별로, 대아시아 수출은 10.1% 증가했으며 대중국 수출이 전자제품과 플라스틱 제품 출하량 증가로 5.9% 증가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17.6% 증가했다. 자동차와 의약품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직전월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대유럽 수출 역시 6.5% 증가했다.
◇외부 수요 증가로 하반기 전망도 밝아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요가 일본 수출 경제 회복을 지지했다고 평가했다.
 
아이다 타쿠지 소시에테제너럴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미국 경제 둔화로 일본 수출 증가폭이 둔화됐었으나 2분기 들어 미국 경제와 함께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전망도 밝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강달러와 엔저 기조가 지속되면서 일본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봤다.
 
아키요시 타쿠모리 스미토모 미쓰이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 강력한 힘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수출 부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노치 슈지 미쓰비시UFJ증권 채권 전략가는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해 일본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츠시 다케다 이토추사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 경기 흐름은 향후 일본 경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내 추가 완화설 여전히 엇갈려
 
개선된 지표로 일본 정부의 추가 부양책 시행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낙관론에 따라 추가 부양책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1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현재로서 추가 완화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 물가는 정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 봤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물가를 감안할 때 추가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토모야 마사나오 핌코 디렉터는 “현재 물가 지표는 구로다의 시각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추가 완화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어 BOJ가 확장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색티안 슈팟 메이뱅크 글로벌 전략 대표는 “시장은 구로다의 낙관론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를 감안할 때 10월 양적 완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일본 도쿄 항구에 컨테이너들이 화물선에 적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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