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출시 '갓짜장', 편의점도 못들어가
업계 "유사제품 많아 필요 못느껴"…향후 입점도 불투명
입력 : 2015-10-19 06:00:00 수정 : 2015-10-19 06:00:00
삼양식품(003230)의 굵은면발 짜장라면 '갓짜장'이 시장 안착에 애를 먹고 있다. 경쟁사들이 일찌감치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반해 갓짜장은 출시 된지 한달이 경과했는데도 편의점 판매가 모두 무산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출시된 갓짜장은 출시 한달이 경과했는데도 불구하고 주요 편의점 4사(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에 모두 입점하지 못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들 업체에 입점제의를 했으나 한정된 공간과 경쟁사의 판매 선점으로 인해 4사 모두 판매를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편의점 특성상 진열대 공간이 한정돼 있어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가 없다"며 "이미 굵은면발 짜장라면이 2~3개나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라 갓짜장까지 추가로 입점시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나 편의점 측에서 갓짜장에 대한 마케팅 행사를 요구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아 교착상태"라며 "여러가지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갓짜장은 라면업계에 굵은면발 짜장라면 열풍이 불자 삼양식품이 뒤늦게 대응차원에서 내놓은 제품이다. 앞서 농심(004370)은 지난 4월 '짜왕'을 내놓은 후 두 달 만에 매출 200억원을 넘기며 인기를 이어갔다. 이후 오뚜기(007310)가 7월20일 돼지고기와 생강 등을 넣어 옛날 짜장을 표방한 '진짜장'을, 팔도가 7월23일 액상 짜장소스를 동봉한 '팔도짜장면'을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지난달에야 관련 제품을 내놓으며 뒤늦은 출발을 보였다. 짜왕과는 5개월, 진짜장과 팔도짜장면보다는 2개월이 늦다. 전체 라면시장의 규모가 해마다 줄어드는 가운데 짜장라면만이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세부 항목인 것을 감안하면 위기 의식이 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체 라면제품 매출은 1조27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줄었다. 하지만 짜장라면의 경우 같은기간 31.33% 성장하며 시장의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짜왕은 출시 다음달인 5월부터 전체 매출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팔도짜장면과 진짜장의 경우 8월 매출 16위, 18위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한 출발을 보였지만 매출액이 각각 23억원과 20억원을 넘으며 최소한의 기대치에는 부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경쟁사들의 제품이 인기를 끌거나 최소한의 목적을 달성한 것에 비해 갓짜장의 경우 편의점 입점마저 무산되며 초반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편의점은 전체 라면 판매에서 약 20%(업계 추산) 가량을 차지해 비중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테스트 마켓'의 성격을 띄고 있어 중요한 유통채널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주로 젊은 층이나 1인 가구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품만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신제품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판매처"라며 “SNS 등을 통한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의 핵심이기도 하기 때문에 편의점 판매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초기 흥행을 일으키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삼양식품 '갓짜장'이 출시 한달이 지났는데도 편의점 판매가 모두 무산되는 등 초반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켓에 짜장라면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이철기자)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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