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조성진 "쇼팽이라는 타이틀에 함몰되지 않겠다"
입력 : 2015-10-22 00:13:23 수정 : 2015-10-22 00:13:23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평생 꿈꿔왔던 콩쿠르…우승 믿기지 않는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폴란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프레데릭 쇼팽을 기려 1927년에 시작된 쇼팽 콩쿠르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힌다.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조성진. (사진=아르떼TV)
 
지난 18~20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연주를 선보인 조성진은 1위에게 주어지는 상금 3만 유로(약 3천863만원)와 금메달,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 상금 3000 유로(약 386만원)를 거머쥐었다. 국제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가 결선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5년 임동민, 임동혁, 손열음 이후 10년 만이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최종 심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아르떼TV>는 조성진을 단독으로 만나 우승 소감을 들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앞으로 해야 될 연주 준비 때문에 지금 사실 좀 걱정이 앞선다. 1위가 발표됐던 순간 멍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를 현지 취재한 <아르떼TV>는 다음달 29일 오후 4시 방송되는 개국 10주년 다큐멘터리 '거장의 탄생' 2부를 통해 생생한 현지 분위기를 전할 예정이다.
 
다음은 조성진과의 일문일답.
 
-2011년 참가했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비해 이번 쇼팽 콩쿠르의 분위기는 어땠나?
 
▲자유로웠던 2011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때와는 달리 쇼팽 콩쿠르는 무거운 오디션 같은 분위기여서 오히려 음악에, 그리고 경연으로서의 콩쿠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어떤 점이 우승으로 이끈 요인이었다고 생각하나? 콩쿠르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다면?
 
▲참가자들이 서로의 연주를 듣지 못하는 상황이라, 나 자신만의 음악을 들으며 집중을 했다. 파리에서 지내며 쇼팽의 여러 발자취와 기록들을 찾아다니고 음악 외적인 부분을 채우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쇼팽의 음악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그 예술가의 삶과 감성 모두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어떠한 자세로 이번 콩쿠르에 임했는지? 콩쿠르 이후 계획은?
 
▲1년여 동안 나의 해석과 스타일을 변화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번에 그러한 노력이 성공적으로 발휘된 것 같다. 다음 달에 RCO(로열 콘서트 허바우 오케스트라)와 라벨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인데, 쇼팽 뿐만 아니라 다른 레퍼토리도 꾸준하게 공부해 쇼팽이라는 타이틀에 함몰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국내 클래식계의 큰 경사이며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해냈다. 클래식 팬들을 위해 간단히 소감 부탁한다.
 
▲대중적인 인기를 갑자기 얻게 돼서 얼떨떨한데 앞으로 대중적이거나 외향적인 측면보다는 음악 애호가들이나 나를 응원해주는 소수의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정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