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국산 고추만 1000톤 사용"…소스에 스며든 교촌치킨의 33년 '진심경영'
교촌 '소스 공장'을 가다…언론에 첫 공개
우리 농산물·엄격한 품질 관리로 맛 유지
권원강 회장의 꿈 '소스 세계화'에 박차
입력 : 2024-09-29 12:00:00 수정 : 2024-09-29 12:00:00
교촌에프앤비의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와 지난 2021년부터 홍고추 계약재배를 진행하고 있는 농가의 김영옥씨. (사진=교촌에프앤비)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청양홍고추 1000여톤, 마늘 400톤, 아카시아꿀 80톤.
 
교촌치킨이 소스를 만들기 위해 매년 수매하는 국내산 농산물 평균량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원재료는 충북 진천 소스 공장에서 세척과 살균, 분쇄, 배합, 품질검사, 포장을 거쳐 교촌치킨 소스로 탄생합니다.
 
이 소스에는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의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국내산 고품질 원료를 사용하고 맛에 관해 타협하지 않는 고집은 소스에 고스란히 녹아 있고, 이는 교촌치킨 맛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지난 33년간 교촌 성장의 버팀목이었다는 것입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6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소스 제조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의 공장 관람을 진행했습니다. 소스 공정 과정과 공장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창동 교촌에프앤비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사장)은 "대표 소스 3가지로 교촌의 상징인 간장, 매운맛의 레드, 단맛의 허니 소스가 있다"면서 "다른 업체들이 화학간장, 캡사이신, 인공 감미료 등 화학첨가물로 소스 맛을 내는 것과 달리 (교촌치킨 소스는)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 천연 재료로 맛을 낸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자체 소스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바로 교촌치킨"이라며 "이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교촌 소스의 비밀은?
 
간장치킨 원조인 교촌치킨은 레드와 허니 시리즈를 히트시키며 오랜 기간 치킨업계 선두 주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교촌치킨 맛의 핵심인 소스는 충북 진천 덕산읍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에서 만들어집니다.
 
2017년 1만5375㎡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로 조성된 이 공장에는 컵포장기, 파우치 포장기 등 5종(10대)의 충진설비와 10대의 배합탱크 등이 있습니다. 하루 30~40톤의 소스를 생산하며, 연간 최대 1만2465톤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생산량의 70%가량은 레드·허니 소스로, 국내 주요 식품업체의 주문을 받은 소스도 함께 생산합니다.
 
위생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공장 바닥에 물기를 없앴고, 소스 용기는 이물질을 빨아들이는 장치를 거친 후 포장됩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 내부 모습. (왼쪽)이 곳에서 마늘 등 농산물은 세척·살균, 분쇄, 배합 등의 공정을 거쳐 소스로 만들어지고, (오른쪽)포장실로 옮겨져 용기에 담긴 후 박스 포장된다. (사진=김성은 기자)
 
소스의 핵심 레시피는 극소수 인원만 알고 있는 극비사항입니다만, 그 밑바탕에는 산지 농가와 계약재배로 확보한 신선한 식재료와 본연의 맛을 살려주는 비가열 공법이 있습니다.
 
최근 3년간 교촌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수매한 우리 농산물은 총 3825톤에 달합니다. 허니 소스에 사용하는 아카시아꿀은 국내 유명 꿀과자 스낵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들여오고 있습니다.
 
비가열 공법은 원물의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고, 신선하고 진한 맛을 살릴 수 있는 공정입니다. 청양홍고추를 가열하지 않고 직접 짜내 매운맛을 내는 식이죠.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교촌은 지난 33년 동안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경영 철학 아래 좋은 품질,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며 달려왔다"면서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장 맛있고 감동적인 소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교촌에프앤비의 소스 제조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도약 꿈꾸는 비에이치앤바이오
 
2015년 교촌에프앤비로부터 인적분할해 설립된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조미식품, 식품첨가물 및 바이오식품 제조·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는 지난 △2019년 253억원에서 △2020년 309억원 △2021년 339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22년 326억원 △2023년 285억원으로 최근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영업이익은 2020년 99억원에서 2023년 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상품품질혁신본부 상무(진천공장장)는 "코로나19 시절 치킨을 시켜 먹는 배달 수요가 늘었지만 코로나가 풀리면서 외식 수요가 증가한 것이 실적 감소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촌만 바라보지 말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올해 50억원의 B2B(기업간거래) 소스 물량을 잡았다"며 "올해 매출 목표는 350억원"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비에이치앤바이오의 성장세에 거는 기대도 큽니다. 교촌에프앤비는 주요 신규 사업 중 하나로 소스 사업을 낙점했는데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던 권 회장이 2022년 12월 재취임하면서 제시한 키워드 'G(글로벌), S(소스), E(친환경), P(플랫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교촌에프앤비는 올 초 K1 소스 6종을 국내에 출시했습니다. 국내 출시 이전 아마존에 론칭했으며, 최근 코스트코 입점 권한을 얻는 등 소스의 세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새로운 소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송 대표는 "K-푸드가 해외에서 뜨기 전부터 교촌의 간장·레드·허니 소스는 (고객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라며 "모든 식품회사가 K-소스에 집중하는 가운데 교촌은 소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의 맛에 세계의 맛을 더한다'는 슬로건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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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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