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손해율, 날씨 좋아도 '요지부동'…과도한 수리비 청구 탓
지난해 손해율, 전년과 비슷한 88%…대형사 보험료 인상 시동
입력 : 2016-01-13 17:19:30 수정 : 2016-01-13 17:19:45
슈퍼엘리뇨 영향으로 비와 눈이 거의 오지 않았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날씨가 좋으면 사고가 줄어들어 손해율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같은 환경적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중소형 보험사들이 차보험료 인상을 예고하면서 상반기에 고객들의 과도한 수리비 청구로 손해율 하락세를 막았았다는 분석이다.
 
13일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보험업계 손해율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가마감)로 전년 88.3%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말 이상기후로 날씨가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날씨가 손해율에 영향이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눈이 안온 12월 주요 손보사의 손해율을 2014년보다 낮았다. 삼성화재의 작년 12월 손해율은 93.7%로 2014년 98%보다 4.3%포인트 낮았다. 동부화재는 93%로 2.8%포인트 낮았으며 현대해상 3.7%포인트, KB손보 8.9%포인트, 메리츠화재 12.7%포인트, 한화손보 12.9%포인트 등 모든 회사들이 2014년보다 손해율이 낮았다.
 
손해율이 가장 높은 12월에 최고 10% 이상 손해율이 낮아진 회사들도 있지만 전체 손해율을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높았던 상반기 손해율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작년 2월과 3월, 4월에 예년보다 손해율이 3~5%포인트 높았으며 동부화재도 2월, 3월, 4월에 손해율이 3%가량 높았다. 현대해상은 1월부터 4월, 6월에 3~5%포인트 정도 2014년보다 손해율이 높았다. KB손보와 메리츠화재 등 다른 손보사들도 상반기 손해율이 전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10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보험료 인상 전에 수리를 하려는 고객들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인건비가 매년 오르면서 정비업체와 병원에 지불하는 금액도 늘어나 영향을 미쳤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험료 인하를 고민했던 대형사들도 보험료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현대해상은 이달 자동차 보험료를 3% 가량 인상시킬 예정이다. 현재 개인용차량과 업무용 차량의 보험료 인상율을 조율중이다.
 
동부화재도 오는 26일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고액가입자를 대상으로 대물특약을 신설해 우회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키로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통 눈이 많이오는 12월과 1월 손해율이 높아 전체 손해율을 끌어올리지만 작년에는 눈이 많이 오지 않아 전체적인 손해율 하락을 기대했지만 전체 손해율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만약 정상적으로 눈이 많이왔다면 전체 손해율은 100%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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