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조응천 더민주 입당에 총공세 나서
‘불순한 의도 드러나’ 주장…조 “온당치 않은 일에 맞설 것”
입력 : 2016-02-02 15:53:16 수정 : 2016-02-02 15:54:02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자 여권에서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 출신으로 현 정부의 이른바 '비선 실세'로 일컬어지던 정윤회씨가 국정에 개입했고,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을 '십상시'로 표현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내부문건이 2014년 11월 언론에 보도된 후 유출 배후로 지목돼 검찰에 기소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10월 1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 전 비서관의 더민주 입당 기자회견 후 청와대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청와대에서 불순한 의도로 일을 하고 문건을 유출한 것임을 드러낸 것’, ‘사설 정보지(찌라시) 수준의 문건 유출에 연관돼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가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조 전 비서관의 더민주 입당에 대해 ‘최악의 인재영입 케이스’라며 혹평하고 나섰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조 전 비서관은 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까지 지냈고 문건 유출 파동의 한가운데 있던 인물”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더민주의 초조함과 조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입당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내부에서 불순한 의도라고 말한 것은 저에 대한 비토(거부)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건 유출 논란이 불거지던) 재작년 12월 청와대에서 소위 ‘7인회’라는 걸 만들고는 내가 거기 수장이라고 지목했다”며 “없는 것을 만들어서 덮어씌운 것에 제가 ‘이거 큰일날 일’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기자회견 중 “온당하지 않은 것을 본다면 과감히 맞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상곤 더민주 인재영입위원장도 “조 전 비서관은 국가기강과 공직자 기강을 바로세우고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를 가진 분”이라며 “우리 당이 가고자 하는 길 위에 함께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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