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손보협회, 전무 내부승진 물건너 가나
당국, 내부승진 선임 암묵적 불허…금감원 낙하산 유력 분위기
입력 : 2016-03-21 16:29:06 수정 : 2016-03-21 16:29:23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 양 보험협회 전무 자리에 금융당국 출신 인사 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협회는 내부 승진인사를 준비해왔지만 금융당국에서 전무 선임을 직간접적으로 막아오면서 수개월째 공석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최근 과거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생보협회와 손보협회 전무자리도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차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금감원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협회로 내려온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총선이 끝난 뒤 금감원 출신 인사가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낙하산 인사 비난 여론에 지난해 부회장 자리를 없애고 전무 자리를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을 완료했다. 하지만 여전히 양 보험협회 전무 자리는 공석이다. 특히 손보협회는 지난해 1월 장상용 부회장이 임기가 끝나고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전무 자리가 공석이다. 생보협회 역시 지난해 9월 오수상 부회장이 나간 뒤 전무는 선임되지 않았다.
 
양 협회 전무 자리가 수개월째 공석인 이유는 금융당국이 내부 승진인사를 사실상 반대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협회는 내부 승진 인사를 위해 만든 전무 자리지만 당국의 압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협회가 복수 전무제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전무 승진이 불가능해지면서 부서장 인사 또한 제대로 못하면서 인사적체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부회장 자리가 없어지고 전무 자리가 생기면서 일반 직원들에게도 희망이 생기는 분위기 였지만 이마저도 막히면서 또 다시 인사적체가 반복됐다"며 "특히 임원 승진 대상이었던 부장이 자리가 나지 않아 보직 이동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관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는데 눈치를 봤지만, 보험사들이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과거 관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하자 협회에도 관 출신 낙하산 전무 선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동부화재는 김성국 전 IBK신용정보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김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에서 행정주사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사무국 의사총괄과장을 지냈다.
 
롯데손보는 문재우 전 손보협회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문 전 회장은 원광대를 나와 1976년 행시에 합격해, 재무부ㆍ증권보험국 등에 근무했으며, 2002년 금융감독위원회 실장을 거쳐, 2007년 금감원 감사, 2010년 손보협회장을 지냈다.
 
또한 메리츠화재는 국회 비서관 출신인 김동석 현 KAIST 경영대학 경영대학장을, 한화손보는 이경묵 전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코리안리는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과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한택수 재정경제원 국고국장과, 권처신 전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한택수 국장은 감사위원으로도 선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관 변경 이후 당국에서 전무 선임을 반대해 복수 전무제까지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국 총선이 끝난 뒤 금감원 출신 전무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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