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호 '장거리'·정호 '승리'·대호 '노림수'…'쓰리호'의 홈런 공식
'화끈한 실력' 공통분모 속 선수별 특징 돋보여
입력 : 2016-05-18 15:21:26 수정 : 2016-05-18 15:21:26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올 시즌 총 18개 홈런을 합작하며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쓰리호'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일정한 홈런 패턴을 갖춰 관심을 끈다.
 
박병호는 18일(한국시간) 현재 타율 2할 4푼 8리(113타수 28안타) 9홈런 15타점을 올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이 7푼 4리(27타수 2안타)밖에 되지 않는 게 흠이지만 팀 내 홈런 랭킹 1위를 달리며 거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9개월간 부상 공백을 뒤로 하고 지난 7일 돌아온 강정호는 2할 7푼 6리(29타수 8안타) 4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4번 타자로 나서는 등 큰 후유증 없이 팀에 녹아들었다. 이대호의 성적은 2할 5푼(52타수 13안타) 5홈런 9타점이다. 백업 임무를 수행하는 이대호는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클러치 히터로서 능력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 셋의 공통점은 언제라도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이 올 시즌 터뜨린 홈런을 가만히 살펴보면 묘하게 서로 다른 특성이 숨어 있다.
 
박병호의 홈런 특징을 한마디로 줄이자면 '장거리'라는 말과 잘 어울린다. 첫 홈런부터 132m 대형 아치로 장식하더니 2호는 무려 141m를 날려 보냈다. 이후 129m, 126m, 135m, 130m, 122m 비거리를 기록한 박병호는 지난 14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엔 140m와 122m 아치를 연속해서 날렸다.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17일 "올 시즌 메이저리거 평균 홈런 비거리가 가장 긴 선수가 박병호"라고 칭찬했다. 국내 KBO 리그에서도 인정받은 타고난 힘을 미국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강정호의 한 방은 곧 '팀 승리'와 직결됐다. 강정호가 홈런을 친 올해 세 경기 모두 소속팀 피츠버그는 이겼다. 지난 7일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등 3타점을 올리며 팀의 4-2 승리를 책임진 강정호는 지난 12일 신시내티전에선 2-4로 뒤진 7회 시즌 3호 아치를 그리며 팀의 5-4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정호의 승리 기운은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16일 시카고 컵스전에도 4호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책임졌다.
 
이대호는 철저한 '노림수'로 홈런을 만들었다. 5개 아치 가운데 4개를 상대 투수 직구를 때려 생산했다. 철저히 직구를 노리는 타격이 먹혔다. 지난달 9일 오클랜드전에서 시속 88마일(약 142km/h) 투심 패스트볼을 때려 빅리그 데뷔 홈런을 날린 이대호는 이후에도 97마일(약 156km/h) 투심 패스트볼, 91마일(약 147km/h) 포심 패스트볼, 95마일(약 153km/h)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5호도 직구와 비슷한 로케이션을 갖추다가 막판 바뀌는 80마일(약 129km/h) 컷 패스트볼(커터)을 때려 만들었다.
 
이들의 홈런 특성은 다소 다르지만, 팀내외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선 공통분모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상대 견제가 심해져 홈런이 나올 확률이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인 기량을 계속 유지한다면 이들의 '다르지만 같은' 홈런 쇼는 계속될 수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강정호, 박병호, 이대호(왼쪽부터)가 18일 현재 18개 홈런을 합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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