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라가르드 vs 옐런…미국 경제의 엇갈린 시선
"장기 경제 성장 위협" vs "추가적 성장 기대"
입력 : 2016-06-23 16:40:03 수정 : 2016-06-23 16:40:03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국제통화기금(IMF)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미국 경제와 관련해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놨다.
 
옐런 의장은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IMF는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경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IMF, 미국 경제 성장 전망 하향
 
22일(현지시간) IMF는 연례 협의 보고서를 발표하며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보다 0.2%포인트 낮은 2.2%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IMF는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을 방해할 요인으로 ▲소득 불균형 심화 ▲노동시장 참여율 하락 ▲빈곤층 증가 ▲생산성 증가 속도 둔화를 꼽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 네 가지 요인이 미국 경제를 방해할 4대 저항”이라면서 “미국 경제 성장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소득 불균형 심화와 관련해서는 지난 2000년 이후 중간소득에서 소득이 1.5배 수준으로 늘어난 사람의 비율은 0.25%였지만 같은 기간 중간소득에서 절반 이하로 소득이 감소한 사람은 3% 이상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로 인해 소비는 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IMF는 미국 내에 빈곤층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4670만명, 전체 미국인의 1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빈곤층에 해당하고 이들 중 3분의 1 가계는 여성 가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동시장참여율이 떨어지는 것을 지적하면서 정책당국자들이 더 나은 보육 등의 혜택을 제공해 더 많은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5월 노동시장참여율은 62.6%로 이는 최근 약 30년래 최저 수준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 같은 위협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 노동시장참여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IMF는 생산성 증가율 저하도 지적했다. 2007년 이전 10년간 1.7%대를 기록했던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지난 5년간 0.4%로 떨어진 상태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저조하다"면서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돼야 하고 시장과 의사소통도 더욱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옐런 “미국 경제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하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참석한 옐런 의장. 사진/뉴시스
 
반면 이날 연설에 나선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참석한 옐런 의장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미국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면서 “소비 성장 역시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옐런 의장은 “추가적인 경제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옐런 의장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스콧 가렌 공화당 의원은 “연준의 양적완화는 결국 가난한 사람들을 희생시켜 부자를 돕는 것이 아니냐”며 옐런 의장에게 따졌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연준의 노력 덕분에 경제 침체 이후 수백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고 반박했다.
 
또한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예전보다 더 강하게 부정의 뜻을 나타냈다. 옐런 의장은 "마이너스 정책은 연준의 정책 도구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다만 옐런 의장은 "최근 몇 년간 이어졌던 느린 생산성 증가는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신중한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말하며 이 부분에서는 라가르드 총재와 의견을 함께했다.
 
한편 지난 1분기 미국 경제는 0.8%의 미약한 성장을 한 가운데, 2분기에는 이보다는 더욱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14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미국의 2분기 GDP 전망치를 5월 전망보다 0.5%포인트 높인 2.8%로 상향 조정했다. 뉴욕 연은 역시 GDP 전망치를 1.7%에서 상향 조정한 2.2%로 제시했다.
 
다만 주택 시장 등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고용 시장과 제조업 시장은 여전히 부진해 전망은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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