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맨발 투혼' 서린 US오픈 끝으로 미국과 작별
미국에서 치르는 마지막 대회…9월·10월 국내 무대 출전
입력 : 2016-07-07 12:16:19 수정 : 2016-07-07 12:16:19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18년 전 '맨발 투혼'이 서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을 마지막으로 미국 현지 무대와 작별한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7일(한국시간) 대회 장소인 캘리포니아 주 샌 마틴의 코르데바예 골프장(파72·6784야드)에서 만난 박세리와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박세리는 이 매체에 "이번이 미국에서 치르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면서 "다음 달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나면 LPGA도 얼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리는 이미 지난 3월18일 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시간이 됐다. 그간 투어 활동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투어 풀타임을 소화하는 건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은퇴를 언급했다.
 
지난 2010년 벨 마이크로 클래식 이후 LPGA 우승이 없는 박세리지만 그간 아시아 골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US여자오픈에 특별 초청됐다. US오픈을 마치고 다음 달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하는 박세리는 9월 말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과 10월 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출격해 두 차례 국내 팬과 마지막으로 만난다.
 
이번에 마지막으로 출격하는 US오픈은 '골퍼' 박세리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무대다. 1998년 당시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을 이미 거머쥔 박세리는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불사르며 제니 추아시리폰(태국)을 연장 접전 끝에 누르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 해 연달아 두 메이저 대회를 휩쓴 박세리는 한국 여자 골프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며 '개척자'로 등극한 동시에 외환 위기로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안겼다. LPGA 무대에서만 25승을 쓸어담은 박세리는 2007년 한국인 최초로 LPGA 최고 영예의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며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박세리의 활약은 국내에 많은 골프 유망주의 탄생을 불러왔다. 박세리의 플레이를 보고 세계 골프 무대를 꿈꾼 이른바 '박세리 키즈'는 그렇게 탄생했다. 현재 국제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박세리 키즈' 박인비(28·KB금융그룹), 신지애(28·스리본드), 최나연(29·SK텔레콤) 등이 이제 박세리의 공백을 메운다.
 
'골프채널'도 이 점을 주목하며 "박세리는 LPGA 내 명예의 전당에 이르는 커리어를 쌓으며 한국 젊은 소녀들의 골프 열풍을 불러왔다"고 높게 평가하면서 "그는 이제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키워낼 목적으로 한국에 스포츠 아카데미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박세리가 지난 3월26일 열린 기아 클래식 2라운드에서 앞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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