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의장 “구글 지도·세금 등 형태 불공정” 지적
세금 회피 공정경쟁 문제와 분단국가 상황 무시한 지도공개 주장에 일침
입력 : 2016-07-15 17:04:11 수정 : 2016-07-15 17:11:24
[춘천=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구글의 지도 데이터 해외 서버 반출 요구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의장은 이 회사를 위해 국가가 법까지 바꾸어야 하는 것은 역차별로 비춰진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불공정한 플레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5일 강원도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의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이 의장은 “이들 회사는 돈 많고 시가 총액도 엄청난 회사들”이라면서 “그러나 유튜브가 동영상 시장에서 얼마를 벌어가는지, 페이스북이 SNS 시장에서 얼마를 버는지, 구글이 앱 마켓을 통해 또 얼마를 벌어가는지 밝혀지지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회사들이 국내에 와서 돈을 벌면 매출도 알리고 세금도 내고 해야한다”며 “(국내 법을 준수하는) 국내 업체들은 불공정한 싸움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15일 강원 춘천 데이터센터 '각(閣)'에서 열린 라인 해외 상장을 기념한 미디어 데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네이버의 해외 자회사 라인주식회사는 뉴욕과 도쿄에 동시 상장했다.
 
이 의장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데 세금을 안 내고 매출액도 밝히지 않는다면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남북한이) 분단된 특수한 상황 때문에 지도 반출을 불허하고 있는데 구글은 특수성을 배제하고 후진국 취급하고 있다”며 “기업이 국가의 정책을 바꾸라는 말이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장은 “예전에 구글코리아가 개인정보문제에 휘말렸을 때 아무런 대응을 취하지 않았다. 서버가 해외에 있어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였다"며 "구글의 태도는 사업자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페어(불공정·unfair)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포켓몬 고 게임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커 논란이 일고 있다. "만약 DMZ 너머에 레어 포켓몬이 뜬다면 여러분은 어떤 결론을 내리실 건가요?"라는 등의 주제로 네티즌들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 박모씨는 "구글은 국내법의 허술한 점을 이용해 제대로된 세금 한푼 내지 않으며 한국 휴전 상황을 무시하고 돈벌이를 위해 지도를 공개하라고 압박 하는 태도는 한국사람을 무시하는 행위로 보인다"며 "미국이라는 강력한 우군을 등에 업고 최근 한국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갑질'을 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 1일 지도정보 서비스를 위해 국내 정밀 지도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하겠다고 신청했다. 지난 2007년 반출을 거부당한 후 9년만이다. 정부는 다음달 25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물리적 서버를 국내에 두면 된다는 여론이 있지만 구글은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업계는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으려는 이유를 세금회피와 규제를 빗겨 가려는 태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구글은 고정사업장이 국내에 없는 사업자에게는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 법인세법의 약점을 활용해 연간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매출에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게임 유저 일부가 증강현실(AR) 기반 게임 '포켓몬 고' 첫 출시 국가에 한국이 배제된 이유가 지도 반출 불허라는 주장을 하면서 반출 허용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하지만 지도 반출 문제는 남북한이 극도로 대치된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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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