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여성 고용률 70%) 여성 경제활동 늘었지만 고용률은 여전히 OECD 최하위
'질'도 여전히 낮아…임금수준 낮고 취업분야도 소규모 영업장에 분포
입력 : 2016-07-18 13:42:41 수정 : 2016-07-18 13:42:41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일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지난 15년간 일하는 여성의 증가율은 남성보다 2배를 웃돌았다. 여성의 고용률이 상승하면서 고학력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졌고, 정규직 비중도 증가했다.
 
하지만 여성 고용의 ''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임금 수준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취업 분야도 주로 소규모 영업장에 많이 분포돼있다.
 
18일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5~64세 고용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20%포인트 낮지만 남성 고용률이 비교적 정체 상태인 반면 여성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 고용률은 5.7%포인트 상승했지만 남성 고용률은 2.6%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여성은 2003년 카드사태, 2009년 금융위기 때 취업자가 크게 감소해 경제 위기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2013년부터는 남성 취업자 증가를 꾸준히 상회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 경제활동 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고용률은 OECD 최하위권에 머물러있다. 2014년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54.9%OECD 34개국 중 27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고학력 여성 고용률에서 차이가 컸다. OECD 평균 전문대졸 이상 여성 고용률은 79.2%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63.0%에 그쳤다.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중졸 이하의 고용률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전문대 이상의 고용률이 낮게 나타났다. 경력단절로 인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고급 인적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한국 여성이 20대 취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30대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영향이다. 청년층에서는 여성 고용률이 높지만 30대부터는 남성 고용률이 크게 상승하는 데 반해 여성 고용률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이유로 여성의 경력단절은 '30~50대 기혼 여성'에서 크게 발생하고 있다. 남성은 기혼이 미혼보다 고용률이 높지만 여성은 정반대의 현상을 보였다. 미혼 여성의 고용률은 76.0%인데 반해 기혼여성의 고용률은 58.2%로 나타났다. 기혼 남성의 경우 고용률은 93.5%, 미혼 남성은 79.3%였다.
 
기혼 남성의 경우 30~50대 전 구간에 걸쳐 매우 높은 고용률을 유지했지만 기혼 여성은 가장 낮은 고용률을 지속했다. 특히 기혼 여성은 30대에 경력단절이 된 이후에 미혼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주로 남성이 가계를 책임지는 문화와 주 소득원인 경우가 많고,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주로 여성에서 발생한 영향이다.
 
경력단절 사유를 보면 결혼(36.9%), 육아(29.9%), 임신·출산(24.4%) 순인데 이는 장시간근로 문화, 직장내 눈치보기, 보육시간과 근무시간의 연계 부족 등 실제 육아와 직장생활의 병행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육아휴직자도 대부분 여성이며 계속적으로 증가 추세인 반면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체 육아휴직 중 4.5% 수준에 불과했다.
 
문제는 경력단절이 발생하면 재취업하기 어려운 사회시스템이 있다는데 있다.
 
연공서열식 기업문화와 인사시스템 속에서 30대 후반~40대 여성을 신규직원으로 채용하기 어렵고, 특히 기업에서는 여성을 경력직보다 신입 직원으로 주로 채용하고 있다. 또 상위직급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중이 급속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경력직으로 인정받고 입사하기 힘든 구조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여성 채용형태 및 직급별 분포에 따르면 여성 채용인원의 분포는 신입이 78.4%, 경력이 21.6%로 나타났다. 직급별 여성 비율은 사원이 45.0%, 대리급이 46.6%이지만 과장 차장 부장으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떨어져 부장급 7.4%, 임원급은 3.5%에 그쳤다.
 
여성의 경력 단절이 많아지면서 평균 근속연수도 4.6년으로 남성의 7.1년보다 훨씬 짧았다. 재취업 일자리도 주로 도소매(16.1%), 보건복지(13.0%), 숙박음식(12.6%) 등 저임금 직종과 30인 미만에 73.2%가 분포해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됐다.
 
이처럼 여성이 남성보다 근속기간이나 경력연수 등이 짧고, 임금이 낮은 도소매·보건복지·숙박음식 등에 많이 분포돼 작년 6월 기준으로 여성의 시간당임금은 11915원으로 남성 18681원보다 6766원 적었다. 남성대비 여성의 시간당 임금수준은 전체는 63.8%, 정규직은 64.9%, 비정규직은 72.0%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한 여성 경력단절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심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우리나라의 여성 노동시장은 20대에 고용률이 급속도로 상승했다가 30대에 하락하고 40~50대에 접어들면서 다시 상승하는 M자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력단절률을 낮춰 특정 연령대에 고용률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자리의 질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보육시설을 확충하고, 보육시간과 직장생활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등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경제활동 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고용률은 OECD 최하위권에 머물러있다. 2014년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54.9%로 OECD 34개국 중 27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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