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달영의 스포츠란)KBO, 승부조작 경기 입장료 환불조치 해야
입력 : 2016-08-07 14:00:00 수정 : 2016-08-07 14:00:00
프로야구 승부조작 논란이 전직 심판위원의 구단들과 금전거래 의혹으로 증폭되고 있다. 최근 한 언론 매체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전직 심판위원이 현역시절 모 구단에 지속적으로 돈을 빌렸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보도하면서 이는 해당 심판위원 판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O규약은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위 보도가 사실이라면 해당 구단은 규약을 위반한 것이고 금전 거래가 판정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쳤다면 제재의 대상인 부정행위에 해당된다. KBO는 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한다며 현역 심판과 전 현직 구단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개별면담 등 면밀한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O는 이에 앞서 승부조작 논란과 관련해 여러 대책을 내놨다. 대책은 이렇다. 지난 달 27일부터 이 달 2일까지 2012년 시즌부터 올해 7월 24일의 기간 동안 1회 볼넷이 나온 1950경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구단의 확인이 필요한 경기들에 대한 영상을 해당 구단에 전달했다. 자진신고 기간인 이 달 12일까지 최대한 자진신고를 유도하고, 이후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영구 실격 처리할 방침이다. 그리고 오늘부터 KBO 리그 및 퓨처스리그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구단 별 하반기 부정방지교육을 실시한다. 아울러, 학계·법조계·야구계·선수협회·언론계 등을 망라한 클린베이스볼 TF를 구성해 부정행위 예방 및 근절을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수립하고, 부정행위 및 품위손상행위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할 계획이다.
 
KBO나 관련 구단이 승부조작 논란과 관련하여 내놓은 조치를 보면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사후 약방문이라고 할 수 있는 대책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프로야구 사업의 고객인 팬들에 대한 조치나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승부조작 논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KBO와 구단이 아닌 바로 프로야구 관람을 즐기러,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깨끗한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다. 그런데 KBO와 관련 구단이 지금까지 프로야구 팬들에 대해 한 것은 언론을 통한 사과뿐이다. 흔히 볼 수 있는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는 이벤트도 없었다.
 
KBO와 관련 구단이 진정으로 프로야구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승부조작에 대한 책임감에서 프로야구 팬들에게 속죄하고자 했다면 프로야구 팬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했다. 승부조작 혐의를 인정한 선수들이 승부조작을 했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왔던 관람객들에게 입장료를 환불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승부조작 해당 경기의 입장료 지불을 입증하는 팬들에게 입장료 금액을 반환하거나 환불하는 조치는 KBO와 승부조작 행위 당시의 소속 구단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의무다. 법리적으로는 계약위반 또는 불법행위 책임 여부와 관련하여 승부조작 예방과 관련한 과실이 인정돼야하는 문제들이 있어 법적 책임을 단정할 수 없겠지만, 하자있는 제품을 판매한 결과적 측면에서 도덕적 책임을 부정하긴 어렵다. 환불되지 않은 입장료 금액은 도덕적으로 부당이득이므로 공익목적 사업에 기부돼야 한다.
 
외국에선 승부조작이 아닌 실망스런 패배라는 경기결과에 대해서도 구단이 입장료를 환불한 사례들도 있었고 국내 연예계에서도 가수가 스스로 공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입장료를 환불한 경우도 있었다. 해당 경기 입장료를 환불하더라도 KBO와 관련 구단에 재정적으로 별 영향이 없다. 따라서 지나치거나 부당한 요구도 아니다. 프로야구 팬들에 대한 진정어린 사죄의 표시다.
 
장달영 변호사·스포츠산업학 석사 dy6921@daum.net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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