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검찰수사 한파에도 오너는 고액연봉
현정은·최은영·신동빈·조석래·조양호 회장 모두 고액연봉…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없었다
입력 : 2016-08-18 14:59:56 수정 : 2016-08-18 14:59:56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경영난으로 인한 구조조정과 검찰수사 및 재판 등으로 회사가 위기에 봉착했음에도 관련 대기업의 경영인들은 고액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여전히 통용되지 않았다.  
 
18일 재벌닷컴이 지난 16일까지 금융당국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408개사(상장사 1806개사, 비상장사 602개사)의 등기임원 보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올 상반기 5억원 이상 고액의 보수 수령자는 총 237명으로 지난해(229명)보다 8명 증가했다. 경영난으로 해당 기업이 구조조정 중이거나 각종 비위 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에 오른 대기업 오너 경영인이 여럿 포함돼 있어 논란을 예고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난으로 위기를 겪었던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증권 등으로부터 상반기 보수로만 23억3900만원을 받았다. 현대는 현대상선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 현대증권을 KB금융지주에 매각했으며, 이달 5일에는 현대상선마저 신주를 상장하며 40년 만에 현대그룹 품을 떠났다. 현대상선 경영권은 40%가량의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넘어갔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유수홀딩스로부터 5억6100만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수홀딩스는 IT솔루션 업체, 선박관리업체 등을 거느린 중견그룹이다. 여의도 사옥에서 식당업까지 진출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 보유주식 96만주를 매각해 10억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로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한 롯데의 신격호 총괄회장(8억원)과 신동빈 회장(18억7500만원),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13억4600만원) 등 롯데 오너 일가도 거액의 보수를 챙겼다. 조세포탈과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14억8800만원을 받아 고액 보수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 최고 보수를 받은 경영인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으로, 총 141억66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 회장은 지난 3월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으로 138억4400만원을 받아 보수액이 급증했다. 올해 GS리테일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허승조 전 부회장은 퇴직금 51억5900만원을 포함해 총 64억7900만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계열사로부터 52억1900만원을 받아 3위에 랭크됐다. 허 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한 순보수액 기준 올 상반기 최고 보수 경영인이었다. 김원배 전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퇴직금 46억9700만원 등 모두 49억1500만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2개사에서 42억원을 받아 5위를 차지했다. 한진해운의 심각한 경영난과 여러 설화로 구설수에 오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대한항공, 한진칼, 한진 등 3개사로부터 총 41억1800만원을 받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38억5700만원으로 7위, 김상철 전 펩트론 부사장이 스톡옵션 행사이익 34억원을 합쳐 34억6700만원으로 8위, 이승휘 세아베스틸 부회장이 퇴직금 29억원 등 32억4300만원으로 9위,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이 퇴직금 17억7400만원을 포함한 30억8000만원으로 상위 재계 보수 10위권에 올랐다.
 
현직 전문경영인 중에선 급여와 상여금 등 29억원을 수령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에선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스톡옵션 행사이익 23억8300만원을 포함해 26억36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KB금융지주로 넘어간 현대증권의 윤경은 사장은 23억5100만원으로 2위에 올랐고, 증권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9억9500만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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