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치’된 김치, 김치냉장고 시장도 위축
‘김치맛’ 강조하던 시기 지나, 다양한 기능이 대세
입력 : 2016-09-25 15:24:09 수정 : 2016-09-25 15:24:09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최근 배추와 무 가격의 폭등으로 김치 한포기 값이 1만원을 넘어가면서 ‘금치’로 불리는 가운데, 김장을 포기하는 가구가 늘어나 올해 연말 김치냉장고 시장도 함께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서울 하나로 마트 양재점에서 배추 한포기는 7200원, 무 한 개는 3000원에 팔렸다. 물건을 살펴보던 60대 여성은 “아직 김장철은 아니지만 이대로라면 올해 김장은 엄두도 안 난다”며 “포장 김치를 조금씩 사먹어야 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 소비자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가전제품 판매점에서 김치냉장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약 1조원 수준으로, 2002년 180만대 이상 판매해 정점을 찍었고 이후 시장의 성숙으로 110만대를 전후해 신규·교체 판매량을 유지해 왔다. 올해도 삼성전자·LG전자·대유위니아·동부대우전자 등이 지난달부터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쟁탈전에 나선 상황이다.
 
김장철을 전후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김장 감소와 최악의 경기침체가 겹쳐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지난 2012년의 90만대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김치냉장고가 일종의 ‘세컨드 냉장고’ 역할을 하고 있어 경기침체의 영향은 받아도 김장수요 감소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다나와 쇼핑몰에서 25일 기준 가장 인기 많은 상품은 LG 디오스이며, 가장 많은 판매점이 취급하는 것은 삼성 지펠이다. 두 제품 모두 스탠드형으로 김장김치 보관 기능은 물론, 구입김치 보관이나 육류와 생선과 같은 다양한 식재료 보관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김치소비가 감소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김치냉장고가 단순 김치 맛이나 보관 성능을 강조해 팔리던 시기도 지났다”며 “다양한 성능을 가진 제품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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