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농업분야 진출 농민 피해…돈 되면 뭐든 '문어발식 확장'
8개 그룹 25개사, 농업분야 진출… 2015년 매출 4364억7500만원
입력 : 2016-09-26 14:28:49 수정 : 2016-09-26 14:28:49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 기술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들이 양돈·양계·축산업·채소재배업·젖소사육업 등 무분별하게 농업분야에 진출해 영세한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26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2016년 4월 기준으로 국내 기업집단 가운데 농업분야에 진출한 대기업은 CJ, 아모레퍼시픽, 카카오, 하림, 하이트진로, 한화, 현대자동차, 농협 등 총 8개 기업집단의 25개 계열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농업분야 진출 국내 대기업들의 총매출액은 2015년 기준 4364억7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감시기능 확충을 위해 설치·운영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공개시스템(OPNI)을 통해 농림축산식품부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농업분야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진출한 기업집단은 양돈·양계·젖소사육업·조류사육업·축산업 등에 진출한 ‘하림’이다. 하림은 양돈업 농업회사법인 선진한마을을 비롯해 15개 회사를 거느리며, 3218억47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한 양돈, 양돈정액판매업을 영위하는 CJ돈돈팜,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재배업의 CJ브리딩 등 2개 회사에 진출한 CJ 기업집단이 약 482억88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도 2007년부터 음료용 및 향신용 작물재배업 농업회사법인 오설록농장에 진출해 134억43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388억76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재배업을 영위하는 현대서산농장을 비롯해 서림환경기술(젖소사육업), 서림개발(채소작물재배업)이 계열사로 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12월 과실재배업 농업회사법인 팜컬쳐를 설립했고 한화도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재배업 농업회사법인 그린투모로우를 2010년에 설립했다.
 
기업의 농업참여는 정부의 ‘인허가’ 사항이 아니고, 정부 통계에 관한 기본법인 통계법에서도 기업의 농업참여에 관한 통계조차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업종들의 대부분은 영세한 기업이나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 규제가 있는데 농업분야 진출만큼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그러다보니 결국 국내 대기업들은 돈이 되고, 이윤이 남는다 싶으면 농업분야에도 무분별하게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생산기반이 취약한 영세 농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도 LG그룹 계열사 LG CNC가 농업분야 진출을 추진하다가 농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 
 
김 의원은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 고급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무분별하게 국내 농업에 진출할 경우 영세농민의 피해가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 사진/의원실 제공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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